손민한 선수협회장
손민한 선수협회장 인터뷰
“총회를 앞둔 지난 1주일이 가장 힘들었다.”
2년 임기의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에 재추대된 손민한(34·롯데)은 2일 선수협회 총회 뒤 노동조합 설립과 관련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선수협회 회장으로서 지난 2년 동안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상대로 대화하려 노력했다”며 “선수들을 위한 안건을 케이비오에 전달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결국 노조 설립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이번 선수 노조 설립 추진 결의가 다른 협상을 위해 쓰려는 카드로 들고 나온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주변의 의혹에 선을 그었다.
손 회장은 “시즌 초부터 준비해왔던 일이지만 협회가 선수들에게 노조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잘 설명하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왜 노조가 필요한지에 대해 못다 했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이날 총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정말로 선수들이 노조 설립에 찬성을 하는지를 오늘 총회를 통해 알게 됐다”고 여러 차례 말하며 ‘선수들의 뜻’을 강조했다.
이날 결정의 대표성에 대해 손 회장은 “총회에 참석한 인원과 투표에 응한 선수 숫자만 보더라도 선수들이 노조 설립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선수들 개개인 자율에 맡겼으며, 본인들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과 엘지 선수들의 투표 불참에 대해 “두 팀 선수들이 투표에 불참한 건 아쉽지만 본인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특정 팀 때문에 노조 설립을 못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후 개인적, 자발적으로 노조에 동참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두 팀 선수들의 참여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이후 계획에 대해 그는 “이날 노조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앞으로 선수협회 이사회와 각 구단 대표자회의를 통해 노조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선수협회 집행부가 나서서 노조에 참가한 선수들이 절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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