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케이씨씨(KCC) 하승진(오른쪽)이 지난 1일 2009~2010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골밑슛을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남자농구 ‘더블더블’ 행진
골밑 지배력 크게 늘어
골밑 지배력 크게 늘어
프로농구 최장신(221㎝)을 자랑하는 하승진(24·전주 KCC)의 키는 더이상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 데뷔 2년을 맞은 그의 실력은 계속 자라고 있다. 3일까지 케이씨씨가 6연승의 상승세를 달리는 중심에는 하승진이 있다. 6연승 내내 그는 ‘더블더블’(두자릿수 득점·튄공잡기)을 기록하며 팀의 골밑을 굳건히 지켰다.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우선 득점력이 달라졌다. 평균득점은 지난 시즌 10.4점에서 4일 현재 14.8점으로 향상됐다. 전태풍(15.9)에 이어 팀내 평균득점 2위로 외국인 선수 아이반 존슨(14.1점), 마이카 브랜드(12.1점) 보다 높다. 추일승 해설위원은 “골밑에서 자리잡는 기술이 늘었다”며 “그러면서 성공률 높은 훅슛이 많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골대와 가까운데 자리잡으며 불필요한 드리블이 없어졌고 실책도 줄었다는 이야기다.
추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에는 골대 가까이 자리를 못잡고 멀리서 드리블로 골밑에 접근하다보니 가로채기를 많이 당했다”며 “올해는 그런 실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시즌의 하승진은 가드의 패스를 받아 큰 키를 이용해 바로 골밑슛으로 연결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덩달아 튄공잡기도 늘었다. 지난 시즌 평균 8.22개로 전체 10위에 올랐던 하승진은 올 시즌 현재 9.38개로 3위다. 상위 5명 가운데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다. 1998~1999 시즌 서울 에스케이(SK)에서 뛰었던 서장훈(35·인천 전자랜드)에 이어 국내선수로서 역대 두 번째 튄공잡기왕을 욕심 낼 만하다.
체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국가대표 후유증으로 1라운드 초반 부진했지만 몸상태를 회복하며 팀을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체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던 하승진은 21경기 모두 출전해 팀 내 출전시간 1위로 경기당 약 29.6분을 뛰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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