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시즌 마무리
석연찮은 판정·홈 텃세·스케이트고장 극복
석연찮은 판정·홈 텃세·스케이트고장 극복
석연찮은 판정, 안방 텃세, 부담감 …. 올림픽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변수다. 2010 밴쿠버 올림픽을 두 달 앞둔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좋은 경험을 했다.
김연아(19·고려대)는 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총점 188.86점(쇼트프로그램 65.64점+프리스케이팅 123.22점)으로 우승하며 올 시즌을 마무리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이 쉽지는 않았다.
우선 이해하기 힘든 심판 판정에 몸살을 겪었다. 김연아는 지난 4일 쇼트프로그램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0점)를 뛰고 9명의 심판 가운데 8명의 심판에게 가산점(GOE)을 받아 1.60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하지만 심판들과 별도로 점프만을 평가하는 테크니컬 패널(스페셜리스트 2명, 컨트롤러 1명으로 구성)은 두 번째 토루프 점프가 회전수가 부족하다며 다운그레이드를 판정해 기본점 7.30만 줬다. 다운그레이드 판정은 점프나 착지가 불완전한 경우 내려진다. 8명의 심판 판단과 충돌한다. 이날 안도 미키(22·일본)에 0.56점 뒤진 채 2위에 머무른 김연아에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브라이언 오서(48) 코치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고 했다.
반면 5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안도는 세 차례 점프에서 실수를 보였지만 5.84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들쭉날쭉한 판정은 ‘안방 텃세’까지 의심케 할 정도였다. 밴쿠버에서도 심판 판정과 안방 텃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작은 실수가 감점으로 이어지는 피겨의 특성상 경기 리듬을 깰 수 있는 불안한 상황도 겪었다. 4일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둔 연습에서 김연아는 점프를 하다 넘어졌다. 프리스케이팅 경기날 아침에는 점프하다 스케이트 날끼리 부딪히며 급하게 수리하는 소동도 겪었다. “수리를 했지만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게 김연아의 이야기다.
하지만 김연아는 결국 역전 우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에게 이번 경험은 ‘보약’이 된 셈이다. 오서 코치는 “판정 논란은 전에도 있었다. 그보다는 이를 통해 더 배워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일이 일찍 일어나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연아도 우승을 확정지은 뒤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지만 1등으로 그랑프리 시리즈를 잘 마무리 했다”며 “앞으로 보완할 점을 잘 알고 더 낫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김연아가 지난 5일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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