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화가 지난 3월8일 일본 이나와시로에서 열린 2009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모굴스키 경기중 눈밭을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다. 다음 카페 ‘모굴스키팀’ 제공
스노보드 김호준·프리스타일 모굴스키 서정화
밴쿠버올림픽 첫 출전…“2014년 메달권 노려”
밴쿠버올림픽 첫 출전…“2014년 메달권 노려”
4명의 스키점프 대표팀은 영화 <국가대표>로 주목받기 전까지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10년째 국가대표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세계무대에 도전해왔다. 이들처럼 조용하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겨울올림픽에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1년의 절반 이상 외국을 돌아다니고, 자비를 들여 훈련하며 ‘불가능의 영역’을 개척하는 이들이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첫 도전장을 내미는 스노보드의 김호준(19·한체대), 프리스타일 모굴스키의 서정화(19·미국 남가주대)가 그 주인공이다. ■ ‘스노보드 1세대’ 김호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반원통형의 슬로프에서 공중곡예를 겨루는 종목이다. 국내 스노보드 인구는 많지만, 스노보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이후 한국 선수는 아직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스노보드 1세대’ 김호준은 2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국제스키연맹(FIS) 랭킹 33위로 상위 40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내년 밴쿠버올림픽에 한국인으로서 첫 출전이 확실시된다. 아버지의 열성적인 응원에 힘입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스키장에서 살았고, 초등학교 5학년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월 중국에서 열린 제24회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고, 3월에는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내셔널 챔피언십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대한스키협회 스노보드위원회 박영남 선수분과팀장은 “김호준은 어린 시절부터 해서 경기 경험이 많고 신체조건이 좋다”며 “올림픽에서 20위권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 캘거리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김호준은 내년 올림픽 출전을 발판으로 2014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린다. ■ ‘엄친딸’ 서정화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중 하나인 모굴스키의 서정화는 ‘엄친딸’이다. 중학교 때부터 공부와 스키를 병행하며 줄곧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고, 현재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인간 신체능력을 연구하는 휴먼 퍼포먼스(human performance)를 전공중이다. 국내 도입 초창기 동호회에서 모굴스키를 즐겼던 아버지 서정문(50)씨를 따라 4살부터 스키를 접했고, 15살에 모굴스키 선수가 됐다. 남동생 서명준(17)도 모굴스키 국가대표다. 모굴스키는 울퉁불퉁한 굴곡이 있는 슬로프를 달리며 두 번의 점프와 턴 기술을 선보이는 스포츠로, 싱글과 듀얼(두 명의 선수가 대결) 경기가 있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심판이 점수를 매기는 싱글경기만 치른다. 현재 등록선수는 40여명. 지난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에 윤채린(19)이 처음으로 출전했지만 최하위에 머물렀다. 현재 세계랭킹 30위에 올라있는 서정화는 한때 26위까지 오르며 30명이 겨루는 밴쿠버 티켓을 따놓은 상태다. 지난 3월 세계모굴선수권대회 듀얼 7위, 싱글 15위에 오르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춘수 국가대표 코치는 “정화는 순발력과 자세가 좋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밴쿠버에서는 내심 5~6위까지도 노리고 있다. 2014년에는 메달권 진입도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핀란드에서 잠시 귀국한 서정화는 20일 “스키와 공부는 계속 같이 하고 싶다”며 “스키를 즐기려고 탄다. 올림픽이라고 특별히 부담 안 가지고 재밌게 하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훈련을 위해 21일 일본으로 출국해 마무리 준비에 들어간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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