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울산 모비스와 안양 케이티앤지의 경기에서 모비스 양동근이 드리블하고 있다. KBL 제공
‘골넣는 가드’ 최근 두경기 팀 최다득점
여러 명의 ‘해결사’를 보유하는 것은 강팀의 조건 가운데 하나다. 24일 현재 프로농구 1·2위를 달리는 울산 모비스와 부산 케이티(KT)가 그렇다. 주득점원이 상대 견제에 막히거나 부진할 경우 경기마다 돌아가며 ‘해결사’가 등장한다.
모비스의 1위 질주의 바탕에는 함지훈과 애런 헤인즈의 활약뿐만 아니라 고비마다 해결사 노릇을 하는 양동근이 있다. 양동근은 최근 두 경기에서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3일 안양 케이티앤지(KT&G)와의 경기에선 함지훈이 10점으로 주춤하자 양동근이 20점으로 펄펄 날았다. 68-66으로 쫓긴, 경기 종료 15초를 남긴 상황에서 양동근은 자유투 네 개를 침착하게 모두 넣으며 케이티앤지의 추격을 뿌리쳤다. 팀이 4연승을 달리는 동안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양동근의 해결사 능력은 수준급의 공격력에 있다. 평균득점 12점으로 10개 구단 주전 포인트가드 가운데 전주 케이씨씨(KCC) 전태풍(14점)에 이어 2위다. 모비스는 양동근의 장점을 팀 공격전술로 이용한다. 경기가 잘 안 풀릴 경우 양동근의 포스트업(상대를 등지고 일대일 공격)으로 실마리를 푸는 것이다. 대부분의 포인트가드가 경기운영에만 집중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변칙 전술’은 수비하는 상대 포인트가드가 키가 작을 경우 위력을 발휘하고,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하는 효과도 거둔다. 양동근은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지시하신다. 개인연습 때 많이 하고 있는데 경기에 드러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동근은 지난 2006~2007 시즌 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뒤 상무에 입대했다. 입대 뒤 고질병이던 발목수술을 받고 긴 재활을 거쳐 이번 시즌 화려한 복귀 신고를 하는 중이다. 가로채기 1위(1.93개), 도움주기 4위(5.21개)로 포인트가드의 역할도 제대로 하고 있다. 팀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3일 경기 뒤 양동근은 “다른 팀들이 워낙 잘한다”며 “6강이 목표”라고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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