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선우 에스케이 감독, 안준호 삼성 감독.
남자농구 하위권 맴도는 우승후보들 ‘우울한 연말’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꼽히던 프로농구 ‘서울 맞수’ 삼성과 에스케이(SK)가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29일 현재 삼성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6위에 올라있고, 에스케이는 9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두 팀의 부진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빈번한 실책과 그로 인한 뒷심 부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에스케이는 지난달 15~27일 18경기에서 1승17패를 기록하며 최하위(8승22패)로 처졌다. 급기야 사퇴한 김진 감독을 대신해 지난 25일 ‘구원 투수’ 신선우(왼쪽 사진) 감독을 불러왔지만 신 감독 취임 뒤 두 경기 모두 졌다. ‘특급가드’ 주희정을 중심으로 김민수, 방성윤 국가대표 공격진과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사마키 워커를 보유하고도 좀처럼 부진 탈출의 불씨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실책이 에스케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 30경기를 치른 에스케이는 425개의 실책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실책 1위에 올라있다. 경기당 14.17개의 실책을 저지르는 셈이다. 올 시즌 에스케이는 버저비터를 세 차례 허용하는 등 막판까지 접전을 이어가다 패한 경우가 많았다. 고비 때마다 나오는 실책이 경기 막판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안양 케이티앤지(KT&G)와의 경기에서도 종료 1분여를 남기고 77-78로 맹추격했지만 상대에게 쉽게 득점을 허용하며 끝내 79-84로 졌다. 삼성 역시 실책에 운다. 경기당 14.07개를 범하며 408개로 2위에 올라 있다. 이상민, 강혁 등 노련한 가드진과 테렌스 레더, 이승준 두 빅맨이 골밑을 지키는 삼성은 15승14패로 간신히 6위에 턱걸이 하고 있다. 고비마다 터지는 실책이 문제다. 안준호(오른쪽) 삼성 감독도 “실책이 너무 많다” 고 답답해 한다. 삼성은 1~5위 팀에게 6승11패, 하위 7~10위 팀에게 9승3패를 기록했다. 수비가 강한 4위 원주 동부에겐 세 번 모두 졌다. 수비가 강한 상위 팀들과의 대결에서 실책을 남발하며 무너졌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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