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과 레더(이상 KCC)가 지난 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에스케이와의 경기 도중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내외곽 레더, 골밑 하승진과 ‘시너지 효과’
KCC 3위 질주…KT-모비스와 선두 다툼
KCC 3위 질주…KT-모비스와 선두 다툼
전주 케이씨씨(KCC)의 상승세가 심상찮다.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의 성적을 올린 케이씨씨는 11일까지 2위 울산 모비스를 1경기, 1위 부산 케이티(KT)를 1.5경기차로 바짝 쫓고 있다. 테렌스 레더(200㎝) 영입 뒤 빈틈없는 전력을 자랑하며 케이티-모비스 2강의 선두 싸움을 삼파전으로 만들 모양새다.
지난 7일 마이카 브랜드를 내주고 서울 삼성에서 받아온 레더가 케이씨씨에 날개를 달았다. 레더는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며 경기당 27.5점, 11.3튄공잡기로 득점왕과 튄공잡기왕에 오른 검증된 외국인 선수다. 프로농구 최장신 하승진(221㎝)과 레더의 조합은 케이씨씨 골밑을 철벽으로 만들었다. 케이씨씨에서 두 경기를 뛴 레더는 벌써 하승진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공격력과 스피드가 뛰어나 활동 반경이 넓은 레더가 내외곽을 넘나들며 골밑에 버티고 있는 하승진의 위력을 배가시킨다. 레더가 활약할수록 하승진에게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낳고 있다. 레더가 18분을 뛰며 14점 7튄공잡기 5도움주기를 기록한 지난 10일 모비스와의 경기가 좋은 예다. 87-71로 승리를 이끈 허재 케이씨씨 감독은 “올 시즌 가장 마음에 드는 경기”라며 “레더로 인해 속도가 빨라졌고, 하승진이 느려도 보완이 된다. 골밑이 더 강해졌다”고 기뻐했다.
레더의 활약은 포인트가드 전태풍과 외곽에도 활기를 불어넣으며 다양한 공격 전술을 가능케 한다. 레더와 하승진에게 수비가 집중되며 외곽에 좋은 찬스가 자주 생기는 것이다.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넣은 전태풍은 “레더가 와서 편해졌다”며 “레더와 호흡도 잘 맞는다”고 했다. 케이씨씨는 브랜드보다 개인기가 뛰어난 레더와 전태풍의 2 대 2 플레이도 앞으로 자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10일 경기에서 진 뒤 “케이씨씨의 독주체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케이씨씨의 상승세로 상위권 세 팀의 선두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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