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수비농구’로 선전
주력 제대하는 내년 기약
주력 제대하는 내년 기약
차 포 떼고 한 시즌을 치른다? ‘식스맨 군단’ 안양 케이티앤지(KT&G)의 2009~2010 시즌은 ‘고군분투’다.
27일까지 8위를 달리는 케이티앤지는 이번 시즌보다 미래를 택했다. 지난 시즌 팀의 주축을 이루는 양희종, 김태술, 김일두, 신제록 등 젊은 선수들을 일제히 군에 입대시키고, 팀의 기둥이던 포인트가드 주희정마저 서울 에스케이(SK)로 보냈다. 주전 명단을 식스맨급 선수들로 주로 채우게 됐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공격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27일까지 케이티앤지는 10개 구단 가운데 팀 평균득점 최하위(73.6점)를 달리고 있다.
크리스 다니엘스와 김성철 외에 마땅한 득점원이 없고, 은희석, 황진원 등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이상범 감독은 ‘짠물 수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케이티앤지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됐다. 강한 수비로 승부수를 걸다보니 ‘공격력 빈곤’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케이티앤지는 지난 9~20일 5경기에선 평균 57점의 빈곤한 공격력을 보였다. 이 감독은 “공격해줄 ‘타짜’가 없는데다 파워포워드가 약해 수비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런데 매치업을 고려해 수비가 강한 선수를 넣으면 공격력이 더 떨어지고, 엇박자가 난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케이티앤지는 이번 시즌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5연패가 최고로, 쉽사리 기나긴 연패에 빠지지 않았다. 경기에선 지더라도 상위권 팀들을 강력한 수비로 쩔쩔매게 했다. 지난 23일엔 2위 전주 케이씨씨(KCC)를 89-87로 잡기도 했다. 미래도 어둡지 않다. 다음 시즌 신제록과 양희종이 돌아오고, 우선권을 가진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망주를 뽑을 계획이다. 올 시즌의 힘든 경험이 미래를 위한 ‘보약’이 될 듯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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