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공단)의 법적 다툼으로 1년 가까이 개장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난지도 대중골프장과 관련해 공단이 서울시에 ‘선 개장, 후 판결수용’이라는 제안을 내놓았다.
공단은 7일 한국언론재단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개장이 지연되면 골프장 유지비용으로 연간 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골프장 문을 먼저 연 뒤 나중에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르자”고 제안했다.
박용재 공단 상무이사는 “서울시는 1심에서 2건의 소송을 모두 패소하고도 6개월째 항소이유서조차 제출하지 않는 등 신속한 분쟁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혈세를 더는 낭비할 수 없어 공개제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최광빈 공원과장은 “공단의 이런 주장은 골프장 문을 빨리 열어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며 제안을 거부한 뒤 “대법원 확정판결에서 패소하더라도 다시 ‘협약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공단은 2001년 7월 ‘공단이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 난지도 골프장을 운영·관리하되 20년은 넘지 못한다’는 협약을 맺었으며, 공단은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146억원을 들여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9홀짜리 대중골프장을 완공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협약 무효를 선언하고 시 조례를 제정해 운영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법적 다툼에 휘말렸다.
김동훈 유선희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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