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23·부천 신세계)
여자농구 김정은 활약
신세계 ‘4강 불씨’ 살려
신세계 ‘4강 불씨’ 살려
180㎝의 키에 타점 높은 원핸드 점프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김정은(23·부천 신세계·사진)의 별명은 ‘김군’ 또는 ‘여전사’다. 남자 선수를 연상케 하는 그의 플레이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여자농구에서 드문 페이드어웨이 슛까지 자유롭게 구사하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폭발시킨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데뷔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은 그는 정인교 감독을 만나며 한 단계 성장했다. 고등학교 시절 잘 던지지 않던 외곽슛도 부쩍 늘었고, 이번 시즌 팀플레이에 재미를 붙이는 중이다.
전주원(38·안산 신한은행), 김영옥(36·천안 국민은행), 박정은(33·용인 삼성생명) 등 30대 ‘아줌마 파워’가 호령하고 신인들이 좀처럼 활개를 치지 못하는 여자농구 무대에서 김정은은 보석 같은 존재다. 지난 시즌 득점 3위(18.55점)에 이어 3일 현재 평균 20.24점으로 김계령(춘천 우리은행·21.7점)과 정선민(안산 신한은행·20.93점)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30대가 주름잡는 팀 공헌도 부문에서도 최윤아(안산 신한은행)와 나란히 7·8위를 기록하며 젊은 피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박정은, 변연하(천안 국민은행) 대형 포워드 계보의 뒤를 잇는 선수로 주목받으며,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국제무대 경험도 많다.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선 노장 선수들에게 집중된 공격 경로를 다양화하며 제 몫을 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30일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밀렸던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26점 8튄공잡기를 폭발시키며 팀의 4연패를 끊었고, 1일 우리은행전에서도 팀 최다 19점을 넣으며 2연승을 이끌었다. 4위 국민은행을 1경기 차로 쫓으며 4강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신세계에 김정은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사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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