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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오심·흥분·조롱 ‘위기의 심판’

등록 2010-05-25 21:33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의 직선타구 /

22일 엘지와 두산의 라이벌전이 열린 잠실구장. 6회 2사에서 정성훈이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몸쪽 낮은 공에 권영철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정성훈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박종훈 엘지 감독이 권 주심한테 다가갔다. 앞서 ‘큰’ 이병규도 몸쪽 낮은 공에 삼진 아웃을 당한 터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박 감독은 여간해선 화를 내지 않는다. 이날도 처음엔 점잖게 항의한 뒤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2-3 풀카운트에서 3구째보다 더 낮고 더 몸쪽으로 빠진 공에 권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박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와 권 주심을 양손 검지손가락으로 밀쳤다. 권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곧이어 희한한 장면이 나왔다. 2루심 최규순씨가 홈플레이트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더니 박 감독을 강하게 밀쳤다. 엘지 구단과 팬들은 “감독은 심판한테 손 대면 퇴장이고, 심판은 감독을 밀쳐도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엘지는 7회초 역전 분위기에서 1루심 오훈규씨의 결정적인 오심으로 흐름을 놓쳤다.

앞서 20일 군산 기아-롯데전에서는 임채섭 주심의 행동이 입도마에 올랐다. 롯데 카림 가르시아는 2-3 풀카운트에서 삼진을 당하자 배트를 두 동강 내더니 임채섭 주심한테 대들다 퇴장당했다. 그런데 임 주심은 가르시아의 항변에 맞춰 마치 리듬을 타듯 손가락을 흔들고 미소를 띤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가 이를 드러내며 몇 차례 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팬들은 분노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임채섭 심판을 징계해야 한다’는 이슈 청원까지 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박종훈 감독과 최규순 심판한테 각각 벌금 50만원을 내렸다. 가르시아는 엄중 경고했다. 하지만 다른 심판들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었다.

팬들은 크게 흥분하고 있다. 야구위 게시판에는 두 퇴장 사태 이후 야구위와 심판을 질타하는 글이 쉴새없이 오르고 있다. ‘무관중 시위’와 ‘촛불집회’ 제안까지 나온다.


오심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오심에 면죄부를 주면 오심을 줄이기 힘들다. 심판의 자질도 문제다. 흥분한 감독보다 더 흥분하고, 선수의 흥분을 부추기는 심판은 누가 퇴장시켜야 하나. 관중 1억명 시대에 걸맞는 심판 어디 없을까.

김동훈 기자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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