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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하시다고요? 비디오 한번 봅시다

등록 2011-01-06 09:23

지난해 10월19일 구리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케이디비(KDB)생명과 부천 신세계의 경기에서 김대영(왼쪽 둘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심판위원장과 경기기술위원들이 중계방송 화면을 되돌려 보면서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다.   월간 <점프볼> 제공
지난해 10월19일 구리체육관에서 열린 구리 케이디비(KDB)생명과 부천 신세계의 경기에서 김대영(왼쪽 둘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심판위원장과 경기기술위원들이 중계방송 화면을 되돌려 보면서 비디오판독을 하고 있다. 월간 <점프볼> 제공
‘매의 눈’으로 반칙잡는 프로농구 ‘호크아이’
속도 빨라 오심 적지 않아
결정적 잘못 바로잡는 효과
여자농구 적극적으로 활용
“오심도 경기 일부” 비판도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호크 아이’(Hawk-Eye)라고 한다. 사람보다 다섯 배는 정확한 매의 눈처럼 방송 화면을 빌려서라도 오심을 잡겠다는 뜻이다. 농구는 워낙 빠르기 때문에 오심이 가장 많은 종목이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도 경기당 8~10개의 오심은 기본이다. 그래서 2002~2003 시즌부터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농구는 어떨까.

■ 왜 도입했나? 국내 프로농구도 남녀 모두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남자는 2007~2008 시즌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처음 도입했고, 여자는 지난 시즌 챔피언전에서 처음 시도했다.

남녀 모두 오심이 계기가 됐다. 남자농구는 그해 승패를 뒤바꾼 오심이 유난히 많았다. 전자랜드 황성인의 4쿼터 종료 이후 동점 3점슛 인정 사건, 오리온스 김승현의 종료 직전 파울 불인정 사건, 케이티에프(현 케이티) 김도수의 종료 버저비터 골밑 득점 불인정 사건 등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특히 양동근 ‘신의 손’ 사건은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울산 모비스 양동근은 2007년 1월14일 오리온스전 85-85 동점에서 결승 버저비터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 골은 종료 버저가 울린 뒤 득점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그해 포스트시즌부터 전격적으로 비디오판독을 도입했다.

여자농구 역시 지난해 3월24일 국민은행과 삼성생명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종료 직전 심판의 오심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논란이 커지자 그해 챔피언결정전부터 곧바로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번 시즌에는 전경기로 확대하고 적용 범위도 넓혔다.

■ 심판 대 감독 여자농구는 남자농구보다 도입은 늦었지만 적용은 훨씬 적극적이다. 남자농구가 포스트시즌에 한해 그것도 경기종료 상황의 논란만 판독하는 데 견줘 여자농구는 모든 경기에서 종료 2분 이내의 애매한 상황에 대해 폭넓게 판독하고 있다. 김동욱 한국여자농구연맹 전무는 “오심을 바로잡겠다는 연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농구는 이번 시즌 경기 막판 비디오판독으로 희비가 엇갈린 경우도 있다. 지난달 31일 신세계와 삼성생명은 4쿼터까지 58-58 동점으로 연장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신세계 정인교 감독이 마지막 공격 상황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상대 선수의 파울이 인정됐다. 시간은 종료 5초 전으로 되돌아갔고, 신세계는 종료 1.7초 전 김지윤의 결승골로 연장까지 갈 뻔한 승부를 4쿼터에서 마무리했다. 여자농구에서는 지금까지 정규리그 54경기에서 18건의 비디오판독이 있었다. 이 가운데 심판 판정이 옳았던 것은 13건, 감독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것은 5건이었다. 감독보다 심판의 승률이 7 대 3 정도로 높았던 셈이다. 남자농구는 3심 합의이기 때문에 감독이 판독을 요청할 권한이 없다.

■ 정확이냐, 경기 흐름이냐 남자농구에서 처음 비디오판독 시스템이 도입되자 몇몇 농구인들은 “심판 고유 권한에 대한 도전이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이런 목소리는 잦아들었지만, 경기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장재홍 케이비엘 홍보팀장은 “비디오 판독을 남발하면 경기가 지루해져 팬들이 짜증을 낸다”고 지적했다. 여자농구도 올 시즌 초반 비디오판독으로 경기가 지연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그러나 지금은 심판위원장의 최종 판독과 두 팀 감독한테 설명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동일 사안에 대한 재판독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시간이 대폭 줄었다. 도영수 여자농구연맹 홍보팀장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차츰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다음 시즌엔 판독요청 횟수 제한 등 더욱 상세한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자농구가 전경기 비디오판독을 시행하지 못하는 데는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 정규리그 경기 가운데는 텔레비전 중계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장재홍 팀장은 “여자농구는 텔레비전 중계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모든 경기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덕분에 가능하지만 남자농구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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