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25점’ 앞세워 동부 꺾고 단독 선두로
부산 케이티(KT) 양우섭이 엔드라인으로 벗어나려는 공을 몸을 날려 골밑으로 쇄도하던 조동현에게 연결했다. 조동현은 원주 동부 김주성을 피해 멋진 레이업슛으로 마무리했다. 곧이어 3쿼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다. 점수는 51-41, 10점 차이로 벌어졌고 공동선두끼리의 맞대결을 보러 온 안방 관중들은 열광했다.
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2010~2011 프로농구. 공동선두 케이티와 동부의 맞대결에서 케이티가 71-63으로 승리를 거두고 10개 팀 중 가장 먼저 시즌 20승(8패) 고지를 밟았다. 반면 동부는 19승9패가 되며 인천 전자랜드(19승8패)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시즌부터 동부한테 안방에서 4연패를 당한 케이티 선수들은 설욕을 별렀다. 닷새 전에는 19점 차 패배의 치욕도 당했다. 설욕에는 올 시즌 동부전에서 유난히 부진했던 제스퍼 존슨이 앞장섰다. 존슨은 25점 12튄공잡기를 기록했고, 매치업 상대인 로드 벤슨을 5점으로 꽁꽁 묶었다. 둘은 코트에서 티격태격 신경전을 펼치는 등 자존심 싸움도 치열했다. 존슨은 경기 뒤 “벤슨이 득점한 뒤 공으로 내 머리를 쳤다. 예의 없는 행동을 지적하려고 말다툼을 벌였다”고 했다. 케이티는 포인트가드 표명일의 부상 공백을 양우섭이 잘 메웠고, 조동현도 17점 4도움주기로 활약했다. 반면 동부는 황진원(14점 5튄공잡기)과 김주성(13점 7튄공잡기)만 제 몫을 했을 뿐 벤슨과 빅터 토마스(5점) 두 외국인선수가 10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전창진 감독은 “나와 선수들이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동부 콤플렉스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기뻐했다. 존슨도 “나 때문에 올 시즌 동부와의 두 경기를 그르쳐 동부전 비디오를 보면서 연구를 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창원 엘지(LG)가 문태영(20점 14튄공잡기 6도움주기)의 원맨쇼에 힘입어 안방팀 오리온스를 79-64로 꺾고 2009년 1월26일부터 오리온스전 13연승을 달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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