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여자 올스타전
현란한 사이키 조명과 강렬한 비트가 체육관을 감쌌다. 여자프로농구 올스타들이 한 명씩 호명될 때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가 어우러졌다.
30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사상 처음 드래프트로 팀을 나눴다. 최다득표 1·2위인 이경은(KDB생명)과 박정은(삼성생명)이 핑크팀과 블루팀 주장을 맡아 차례대로 선수들을 호명했다. 절반쯤 지명했을 때 두 선수가 “더는 뽑을 선수가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사다리타기가 동원됐다. 나중에 숨겨둔 ‘빅4’를 지명할 때는 6개 구단 감독들의 자유투 대결로 우선순위가 결정됐다. 블루팀 김나연(신세계)은 “우리 팀 선수끼리도 서로 갈라지니 더 흥미로웠다”고 했다.
핑크팀엔 슈터가, 블루팀엔 센터가 몰렸다. 센터가 3점슛을 던지고, 가드가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시도했다. 심판은 6개 구단 코치가 전·후반으로 3명씩 나눠 맡았다. 정상일(삼성생명) 코치는 휘슬을 불 때마다 야구의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듯 재미있는 동작으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블루팀은 전반 42-57로 15점이나 뒤졌다. 그러자 3쿼터부터 전면 강압수비로 점수 차이를 좁혔다. 77-74로 핑크팀이 3점 앞선 4쿼터에는 코트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핑크팀이 94-85로 이겼고, 핑크팀 이종애(삼성생명)가 기자단 투표 33표 중 19표를 얻어 생애 첫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하니 기자들이 표를 몰아준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지난해 챔피언 박정은이 30점 만점에 24점을 넣어 팀 동료 박언주(18점)를 따돌리고 2연패를 달성했다. 드리블과 슛 등 주어진 미션을 빨리 수행하는 선수가 이기는 스킬스 챌린지에서도 이은혜(우리은행)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챔피언이 됐다.
용인/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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