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KT 감독
[36.5℃ 데이트]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전창진 KT 감독
2년만에 1위…최다승 기록도 눈앞
“챔피언전 우승 꿈도 안꿔” 몸 낮춰
2년만에 1위…최다승 기록도 눈앞
“챔피언전 우승 꿈도 안꿔” 몸 낮춰
전창진 감독은 목이 메어 인사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느새 눈시울도 붉어졌다. 13일 강원도 원주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케이티(KT)의 정규리그 축승회 자리에서다. 그는 원주 동부 사령탑에서 케이티로 옮긴 지 2년 만에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치악산 호랑이’로 원주에서 세 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그가 ‘금정산 호랑이’로 변모해 다시 한번 정상에서 포효했다.
■ 자존심과 승부욕 목욕탕에 앉아 가만히 생각했다. 도저히 하승진(전주 KCC)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때 외국인 선수가 외곽으로 나오고 가드가 골밑으로 들어가는 묘안이 떠올랐다. 제스퍼 존슨이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고 나오자 골 밑에서 연방 찬스가 났다. 케이티는 지난 시즌 케이씨씨에 막혀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정규리그 5승1패로 ‘복수’에 성공했다. 지고는 못 견디는 전 감독의 승부욕이 가져온 결과다.
그는 자존심이 무척 강하다. 고3 때 연세대로 진학이 결정돼 입학도 하기 전에 연세대 체육관에서 훈련했다. 그런데 학교 쪽이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 않았던 당시 송도고 정덕화(현 국민은행 감독)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자존심이 상한 그는 고려대로 진로를 바꿔버렸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 다 잡았던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 울산 모비스와 승패(40승14패)와 상대전적(3승3패)까지 같았고 골득실에서 뒤졌다.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타이기록을 하고도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한 것. 그는 “분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이번 시즌도 비슷한 상황으로 진행됐다. 이번엔 인천 전자랜드에 쫓기는 처지로 뒤바뀌었고, 맞대결에선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고 애썼다. 그는 “우승을 못 해본 팀이라 더욱 간절했다”고 했다.
■ 무섭고도 인자한 ‘큰형님’ 전창진 감독의 우승 첫 소감은 “선수들한테 미안하다”였다. 그는 “송영진은 손가락이 부러지고, 표명일은 갈비뼈가 부러졌는데도 숨기고 뛰었다.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케이티는 지난 시즌 공격할 때 5명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무빙 오펜스’로 직전 시즌 정규리그 꼴찌에서 2위로 올라섰다. 전 감독은 “가용 선수가 풍부해 가능했다”고 했다. 5개의 포지션에 2명씩 경쟁을 붙이는 플래툰 시스템이 재미를 봤다. 그런데 이번 시즌엔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체력이 다른 팀을 압도했다. 특출한 선수도 없고 높이에서 열세를 보여도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케이티의 체력훈련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주장 조동현은 “감독님은 운동할 때 고등학교 코치 같다”고 했다. 코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전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심판 판정에 득달같이 달려가 항의한다. 조동현은 “우리 팀은 마치 6명이 뛰는 것 같다”고 했다. 박상오도 “감독님이 무서워서 벤치 쪽을 쳐다보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조성민은 “이젠 야단맞는 데 면역이 됐다”며 웃었다.
하지만 코트를 나서면 180도 바뀐다. 선수들과 당구도 치고, 고스톱도 즐긴다. 술 한 잔 입에 대지 못하는 체질인데도 선수들과 술자리도 종종 갖는다. 그의 선수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특출한 선수가 없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모두가 특출해 보인다. 어느 누구 하나 바꾸고 싶은 선수가 없다”고 했다. ■ 세 마리 토끼에 도전 전창진 감독은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세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우선 통산 최다승 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12월26일 역대 최소경기(485경기) 30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최다승은 현재 324승으로 신선우(서울 SK·362승), 유재학(울산 모비스·354승) 감독에 이어 세번째다. 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유재학 감독과 함께 네 차례나 정규리그 정상을 밟은 사령탑이 됐다. 만약 챔프전까지 거머쥐면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전을 4차례 제패한 감독이 된다. 마지막 목표는 이번주에 달성할지도 모른다. 역대 정규리그 통산 최다승(41승)이다. 지금까지 40승은 네 차례 기록됐고, 그중 세 번은 전 감독이 작성했다. 전 감독은 “케이티 감독을 맡고 2년 만의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그는 똑같은 말을 한다. “(제스퍼 존슨의 부상 교체로) 챔피언전 우승은 꿈도 꾸지 않는다”며 몸을 낮췄다. 전문가들도 케이티의 챔프전 우승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전 감독은 언제나 예상을 뒤엎었다. ‘금정산 호랑이’가 챔프전에서 다시 포효할지 모를 일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하지만 코트를 나서면 180도 바뀐다. 선수들과 당구도 치고, 고스톱도 즐긴다. 술 한 잔 입에 대지 못하는 체질인데도 선수들과 술자리도 종종 갖는다. 그의 선수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특출한 선수가 없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모두가 특출해 보인다. 어느 누구 하나 바꾸고 싶은 선수가 없다”고 했다. ■ 세 마리 토끼에 도전 전창진 감독은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세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우선 통산 최다승 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12월26일 역대 최소경기(485경기) 30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최다승은 현재 324승으로 신선우(서울 SK·362승), 유재학(울산 모비스·354승) 감독에 이어 세번째다. 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유재학 감독과 함께 네 차례나 정규리그 정상을 밟은 사령탑이 됐다. 만약 챔프전까지 거머쥐면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전을 4차례 제패한 감독이 된다. 마지막 목표는 이번주에 달성할지도 모른다. 역대 정규리그 통산 최다승(41승)이다. 지금까지 40승은 네 차례 기록됐고, 그중 세 번은 전 감독이 작성했다. 전 감독은 “케이티 감독을 맡고 2년 만의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그는 똑같은 말을 한다. “(제스퍼 존슨의 부상 교체로) 챔피언전 우승은 꿈도 꾸지 않는다”며 몸을 낮췄다. 전문가들도 케이티의 챔프전 우승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전 감독은 언제나 예상을 뒤엎었다. ‘금정산 호랑이’가 챔프전에서 다시 포효할지 모를 일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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