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농구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혼혈선수 문태종(사진 오른쪽·인천 전자랜드)과 문태영(왼쪽·창원 LG) 형제가 21일 법무부의 특별귀화 허가를 받은 뒤 태극기와 국적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KBL 제공
우수인재로 특별귀화…농구 대표팀 발탁길 열려
“국가대표로 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기쁩니다. 영광입니다.”
미국 출신 혼혈 농구선수인 문태종(36·인천 전자랜드)과 문태영(33·창원 LG) 형제는 21일 정부과천청사 인근 국적난민과에서 열린 귀화증서 수여식에서 한국 국적 취득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있게 된 소감을 서투르지만 우리말로 밝혔다.
이들 형제는 국내 계속거주기간이 3년이 되지 않아 현행 국적법에 명시된 귀화요건에는 일부 미달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날 문태영과 문태종을 체육분야 우수인재로 선정하고 특별귀화를 허가했다.
이미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문태종은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인 슈터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는 “어머니의 나라,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뛰게 돼 영광”이라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리말로 말했다.
동생 문태영은 “대한민국 국민이 돼 행복하다”며 “형이 대표팀에서 못 뛰면 내년부터는 내가 그 자리를 빼앗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따르면 각국 대표팀에서 귀화한 선수는 한 명밖에 뛸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들 형제와 먼저 귀화한 이승준(삼성), 전태풍(KCC) 등이 태극마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우수인재로 선정돼 귀화자격을 얻은 사람은 앞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학자 3명(남성 2명, 여성 1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5명이다. 문태영은 “우리 형제가 ‘톱5’로 인정받아 매우 영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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