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 잇단 예선탈락
내년 런던행 투지는 강해져
내년 런던행 투지는 강해져
자신의 한국기록과 같은 4m40의 ‘바’를 1차시기에서 훌쩍 넘었다. 예선 출전 33명 통틀어 이 높이를 한번에 성공한 선수는 12명뿐. 최윤희는 “4m40을 단번에 넘었더니 나보다 기록이 저조한 선수들이 당황하는 걸 봤다”고 당시를 떠올릴 만큼 출발이 좋았다. 하지만 “평소 4m55 높이에 ‘바’를 걸고 연습해서 자신있었다”던 4m50에서 1, 2, 3차시기 모두 ‘바’를 건드리며 몸이 떨어졌다. 결선엔 4m50~55까지 넘은 12명만 올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최윤희(25·SH공사)를 포함한 한국 육상 선수들이 28일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세계의 벽에 부딪혔다.
‘얼짱 스프린터’ 정혜림(24·구미시청)은 이날 여자 100m 본선 1라운드 6조 6위(11초88)로 들어와 각조 3명까지 주어지는 준결승행 표를 놓쳤다. 개인 최고기록(11초77)에 조금 못 미쳤다. 주종목 100m 허들을 남겨둔 정혜림은 “몸에 느껴질 정도로 다른 선수들이 잘 뛰더라. 생각보다 차이가 심했다”고 실력 격차를 인정했다.
남자 육상 박봉고(20·구미시청)는 ‘0.32초 차’에 막혔다. 박봉고는 이날 남자 400m 4조 예선에서 자신의 최고기록(45초63)에 뒤진 46초42를 찍으며 5위에 머물렀다. 준결승에 오른 예선 24위 에리슨 허톨트(도미니카·46초10)보다 0.32초가 뒤져 탈락했다.
박태경(31·광주시청)도 이날 남자 110m 허들 예선 4라운드에서 13초83으로 조 최하위인 8위에 그쳤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딸 때 세운 한국신기록(13초48)에 미치지 못했다.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23) 보유자 김국영은 전날 자격예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하며 뛰지도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세계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우승 10억원, 결선 7~8위 1000만원 등 순위포상금 외에, 기록포상금을 내걸었지만 수혜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연맹은 세계선수권 에이(A) 기준기록(남자 100m의 경우 10초18)을 넘으면 2000만원, 조금 낮은 비(B) 기준기록만 넘어도 1000만원, 자신의 최고기록을 깨면 100만원 등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육상계는 내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위안했다.
서상택 연맹 기획홍보이사는 “2년 전 세계대회 때는 솔직히 한국 선수들이 상당한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지만, 이번엔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온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더 힘을 내겠다고 하는 등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느끼는 바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이사는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의 ‘톱10 진입’ 이상의 성적과 남자마라톤에서 메달권에 드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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