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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것처럼 힘들지만 돌아서면 또 하고 싶어”

등록 2011-08-31 20:00수정 2011-08-31 21:00

김건우(31·문경시청)
김건우(31·문경시청)
10종 경기 한국신기록 세운 김건우
이틀동안 10개 종목 소화
몸무게 3~5㎏ 빠져
5년만에 본인 기록 경신
내년 올림픽 출전 목표
경북대 학보사 기자들을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인기가 많다”는 말에 ‘국민 철인’의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어유, 너무 쑥스러워요. 한국기록을 깨기는 했어도 목표했던 8000점을 넘지도 못했는데….” 1m85, 86㎏의 잘빠진 몸매에 곱상한 외모에도 한국 10종 경기 간판 김건우(31·문경시청·사진)의 별명은 ‘괴물’이다. 10종 경기는 ‘지구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를 가리는 종목. 첫날 100m와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가 열리고 둘째 날엔 110m허들과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1500m를 치른다. 종목 사이 쉬는 시간이 1시간 남짓에 불과해 마라톤보다 완주가 어렵다. 이번 대회에선 30명 중 8명이 도중에 기권했다. 국내에 10종 경기를 하는 선수는 전국을 통틀어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워낙 힘든데다 불모지인 육상에서도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김건우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지난해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 등 꿋꿋이 한국 10종 경기의 독보적 존재로 군림해왔다.

“매번 경기가 끝나면 3~5㎏ 정도 살이 빠져요. 회복하는 데만 한 달이 걸리죠. 시합 때는 죽을 것처럼 힘들어도 막상 끝나고 나면 또 뛰어들고 싶은 매력이 있는 게 10종 경기에요.”

27~28일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그는 7860점을 얻어 자신이 2006년 작성한 한국기록(7824점)을 다시 썼다. 30명 중 17위로 목표했던 10위 안에 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대구 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쓴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대구는 나한테 축복의 땅 같은 곳이에요. 내가 작성한 한국기록 4번 가운데 3번을 이곳 대구스타디움에서 이뤄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내심 8000점을 기대했는데 사실 많이 아쉽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다 보니 조금 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투척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초등학교 때 장거리 선수로 뛰다가 10종 경기와 인연을 맺은 김건우는 10개 종목 가운데 유독 투척이 약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투척 3종목에서 모두 최하위권인 600점대에 그치는 등 발목이 잡혀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어깨힘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는데, 아무래도 기술이 모자랐던 것 같아요. 힘도 힘이지만 이를 기술로 연결시켜야 기록이 나아지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어요.”

13년 넘게 10종 경기를 해오면서 아직 한번도 올림픽 무대를 못 밟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24점이 모자라 출전자격을 얻지 못했다. 이제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이면 서른둘 노장축에 들어선다. “이번에 세계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깨달은 게 많았어요. 이제야 조금 보인다고 할까요. 금메달을 딴 트레이 하디(미국)와 친분을 쌓아 그의 훈련 노하우도 얻었고요. 반드시 런던에 갈거예요. 그곳에서 한국 육상에 김건우가 있다는 사실을 꼭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대구/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건우

1980년 경북

포항 출생

포항 동지중-경북체고-한체대소속팀=문경시청

광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2010년)

도하아시안게임 동메달(2006년)

아시아육상선수권 은메달(2005년)

대구세계육상대회 17위(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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