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엘지(LG) 박형철(24·왼쪽)과 정창영(23·오른쪽)
프로농구 엘지 박형철·정창영
찰떡호흡…팀연패 탈출 합작
찰떡호흡…팀연패 탈출 합작
창원 엘지(LG) 박형철(24·왼쪽)과 정창영(23·오른쪽)은 닮은 점이 많다. 우선 둘 다 키 1m90이 넘는 장신 가드다. 박형철은 1m92, 정창영도 1m93이다. 큰 키에도 볼 컨트롤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외곽슛도 정확하다.
지난 1월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때 엘지가 1라운드에서 정창영을 지명하자 주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박형철과 스타일이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 하지만 이번 시즌 한솥밥을 먹게 된 둘은 서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주며 호흡을 척척 맞추고 있다.
29일 창원 안방경기에서 선두 원주 동부를 쓰러뜨린 것도 둘의 ‘쌍포’ 덕분이다. 정창영은 72-70으로 앞서던 종료 3분35초 전 확실하게 달아나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이어 날카로운 고공 패스로 애론 헤인즈의 골밑슛을 도왔고 결정적인 튄공까지 잡아냈다. 박형철도 역시 81-8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경기 종료 34.8초 전, 왼쪽 45도 지점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시켰다.
둘의 활약에 힘입어 엘지는 3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박형철은 “연패에서 탈출한 것이 기쁘고, 선두 동부를 이겨 더욱 의미가 있다”며 “오늘 경기에 결코 만족하지 않고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창영도 “7연패 중이던 2라운드에서 동부를 물리치고 4연승을 달렸는데, 3연패 중이던 이번에도 동부를 이겼으니 연승의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세대 출신인 박형철과 고려대를 나온 정창영은 대학 때 만나기만 하면 매치업 상대가 돼 치열한 맞대결을 벌였다. 박형철은 “(대학 때 창영이가) 너무 거칠게 해서 심성이 못된 후배인 줄 알았다”며 “같은 팀에서 손발을 맞춰보니 나와 마음도 잘 맞는 후배”라고 했다. 정창영도 “(형철이) 형은 좋은 대화 상대”라며 “형한테 의지를 많이 한다”고 했다. 두 ‘새끼 송골매’의 활약에 힘입어 엘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