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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한국판 제러미 린’ 꿈만은 아니다

등록 2012-02-15 20:34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미국프로농구(NBA) 제러미 린(24·뉴욕 닉스)의 ‘미친 존재감’이 화제다. 키 1m91에 불과한 대만계 미국선수라는 점이 더욱 우리의 눈길을 끈다. 동영상으로 그의 경기 모습을 봤다. 유연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가지고 노는 속임 동작,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흑인 같은 탄력으로 장대숲을 농락하는 돌파 능력, 송곳 같은 패스와 절묘한 블록슛 타이밍까지…. 넋을 잃고 쳐다봤고 입에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지금 미국 대륙이 왜 린에게 열광하는지 그제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미국프로농구는 구단과 선수노조의 대립으로 직장 폐쇄 조처가 내려졌다가 지난해 12월25일에야 막을 올렸다. 더욱이 닉스 경기는 닉스를 소유하고 있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타임 워너(세계 최대의 종합미디어 기업)에 중계권료 53% 인상을 요구하면서 분쟁을 빚어 중계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닉스 팬들은 크게 불평하지 않았다. 닉스의 성적도 그저 그랬고, 눈길을 끌 만한 흥밋거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린이 등장하면서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중계권료 분쟁으로 린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맞대결을 보지 못한 닉스 팬들은 타임 워너를 달달 볶고 있다. 경기장엔 린(LIN)의 앞 글자를 딴 ‘레전드 인 뉴욕(LIN·뉴욕의 전설)’이라는 응원 팻말도 등장했다. 린(Lin)과 광기(insanity)의 합성어인 ‘린새니티(Linsanity)’라는 린의 별명은 지금의 ‘광풍’을 잘 말해준다.

한마디로 부럽다. 한국에도 린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동부 강동희 감독은 “이상민(1m83)이나 김승현(1m78) 같은 한국 농구의 기술에 키 1m90을 넘는다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전성기 때 허재 감독(1m88)이 포인트가드였다면 엔비에이에서 식스맨 정도는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2년 전 엔비에이 하부리그에서 린을 눈여겨봤다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대만 사람들은 같은 동양이지만 순발력과 스피드, 점프력이 우리보다 탁월하다”고 했다. 두 감독의 의견을 종합하면 키와 기술, 탄력 등 3박자를 갖춘다면 ‘한국판 린’의 탄생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이번 시즌 에스케이 새내기 김선형(24·1m86)이 현란한 테크닉뿐 아니라 ‘덩크 하는 가드’로 이름을 알렸다. 케이티(KT)의 포인트가드 양우섭(27·1m85)도 엄청난 탄력으로 슬램덩크를 꽂아 깜짝 놀라게 했다. 초고교급 스타로 올해 고려대에 진학한 이동엽(18)은 키가 1m92인 포인트가드다. 아버지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은 현역 시절 장신 센터였다. 예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잇따른다. ‘한국판 린’의 탄생도 머지않았음을 알리는 좋은 징조 아닐까.

김동훈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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