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주역으로 일본에서 활약하던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장소희 선수가 국내 무대에 복귀해 15일 서울 오금동 에스케이(SK) 루브리컨츠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김운학 감독(왼쪽), 윤병원 단장(오른쪽)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에스케이 루브리컨츠 구단 제공
“선수 생활 마지막 한국서 보내고 싶어”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후한 대접을 받을 줄 몰랐어요.”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던 여자 핸드볼 ‘우생순’의 주역 장소희(34)가 국내 무대에 복귀해 16일 서울 오금동 에스케이(SK)루브리컨츠 구단 사무실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핸드볼 선수가 입단식을 갖는 것은 2009년 독일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실업팀 두산에 입단한 윤경신(39·현 대표팀 플레잉코치)에 이어 두 번째 이고,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다.
장소희는 몰려든 취재진에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날은 마침 그의 만 34번째 생일날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장소희는 2001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무대에서 큰 활약을 보여준 선수. 특히 덴마크와의 결승전에서 2차 연장과 승부던지기 끝에 눈물의 은메달을 땄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갑내기 친구 우선희(34·삼척시청)와 함께 좌우 양쪽 날개를 맡아 ‘좌 소희-우 선희’로 이름을 떨쳤다.
올림픽이 끝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체대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던 그는 일본 실업팀 소니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봄, 강재원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장소희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 옛 스승인 에스케이 김운학 감독님께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김 감독도 “그렇지 않아도 국내 복귀를 권유하던 차였다”며 반겼다.
장소희는 휘경여중 시절 김 감독에게서 핸드볼을 배웠다. 그는 “선생님은 내게 핸드볼이 뭔지 가르쳐 주신 분”이라며 각별하게 생각했다. 대표팀에서 레프트윙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소속팀에선 레프트백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에스케이는 15일 전반기 리그가 막을 내린 2012 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3승4패로 8개 팀 중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장소희의 영입으로 후반기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운학 감독은 “장소희 선수는 키는 작지만 슛과 돌파, 경기 운영 능력까지 핸드볼 선수의 모든 것을 갖춘 선수”라며 “경험 많고 노련한 장소희 선수가 합류했으니 후반기에는 에스케이의 또다른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인 체육교사 오가와 시몬(38)과 결혼한 장소희는 “남편이 ‘헤어지긴 싫지만 한국에서 후회없이 선수생활을 잘 마무리 하라’고 격려해 줬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도 광명체육관에서 열린 한·일 정기전에 출전해 오랜만에 국내 무대를 밟았던 장소희는 “예전에는 핸드볼 대회가 동네 잔치처럼 선수 가족들 정도 오고, 관중석이 썰렁했는데, 지금은 관중도 많이 늘어나고 골수 팬도 생겨 신바람이 난다”며 “일본 선수들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쇼맨십도 선보이고, 화려한 골 뒤풀이도 하는데, 우리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런던올림픽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된 장소희는 “태극마크가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라며 “대표팀에 뽑힌다면 선수 생활의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싶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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