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달식 여자농구(신한은행) 감독
여자농구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
정선민·전주원 등 빠졌지만
트레이드로 유망주 영입해
“안되면 될때까지” 선수조련
정선민·전주원 등 빠졌지만
트레이드로 유망주 영입해
“안되면 될때까지” 선수조련
지난달 30일, 국민은행을 꺾고 6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신한은행 임달식(사진) 감독의 눈에 잠시 이슬이 맺혔다. 폐암 투병 중에도 체육관을 찾은 아버지 임동연(82)씨 때문만은 아니었다. “5연패 할 때보다 어린 선수들이 더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감정이 복받쳤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시즌 전 주전 5명 중 3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팀의 주축이 30대에서 20대로 젊어졌지만 조직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임 감독은 “솔직히 걱정을 많이 했고, 또 우승하게 될 줄도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정상에 섰다. 2007년 부임 이후 지난해까지 ‘1기 임달식호’가 해냈다면, 팀 구성이 바뀐 이번엔 ‘2기 임달식호’의 성취다. 보는 눈은 같은지 이번 시즌 ‘농달’(농구의 달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오르기는 쉽지만 지키기는 어렵다. 과연 정상 유지의 비결은 무엇일까. 임 감독은 “미리미리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승팀 핸디캡으로 매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은 후순위로 받는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유망주를 영입해왔다. 금호생명(KDB생명)에 장신 센터 강지숙을 내주고 김단비를 데려왔고, 국민은행에 정선민을 보내고 1순위 신인 허기쁨을 확보했다. 여기에 탁월한 지도력으로 톱니바퀴 조직력을 만들었다.
임 감독의 훈련법은 독특하다. 그는 “양보다 질”이라고 했다. 최소의 훈련으로 최대의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레이업슛이 신통치 않으면 100개든, 1000개든 자신감을 얻을 때까지 반복훈련을 시킨다.“연습 때 안 된 게 실전에서 통할 리 없다.”
임 감독은 4일에도 경기도 안산 숙소에 있었다. “오랜만에 푹 쉬고 있다”고 했다. 곧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감독 자리가 비어 있는 우리은행과 신세계 쪽에서는 임 감독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구단을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우승 직후 임 감독의 첫마디는 “다시 시작하자”였다. 우승을 즐길 겨를도 없었다. 선수들 사이에서 “에이~”라는 야유가 터졌다. “지나간 것은 과거일 뿐”이라는 그의 말에 독기가 느껴진다.
글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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