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400m서 출발 위반 드물고 우승 후보자 경우엔 거의 없어
중국인 심판에 의혹의 눈길도…박태환, 심리적 부담 클 듯
중국인 심판에 의혹의 눈길도…박태환, 심리적 부담 클 듯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의 충격적인 예선 탈락은 출발 직전 미세하게 ‘움찔’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의 부정 출발 판정은 우선 출발 심판이 한다. 출발 심판은 출발위원장의 옆에 서 있다가 심판위원장이 선수들의 준비 상태를 보고난 뒤 선수들을 향해 "제자리에서 준비(take your marks)"를 외친다. 그리고 출발 신호 총을 쏜다.
이때 출발 심판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서 이상이 있는 선수는 출발후 물 속에 들어갔다가 선수가 수면으로 나와 첫 스트로크를 한 뒤에 심판위원장에게 이상 있음을 보고할 수 있다. 박태환의 경우는 출발 심판이 출발 직전 박태환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았고, 이를 실격의 사유로 삼았다는 것이다.
만약 선수가 명백히 출발 신호 전에 부정을 했다면 경기를 중단시키고, 나머지 선수들만 경기를 치룬다. 이번처럼 미세한 움직임이 있으면 일단 경기를 진행 시킨후 경기 종료 뒤 실격 판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400m의 경우 출발 위반을 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단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박태환 처럼 우승 후보자가 예선 통과를 위해 총소리와 거의 동시에 움직임을 보여 탈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혹시 약간의 움직임이 있더라도 심판 재량으로 통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격의 절대 판정 권한은 심판위원장에게 있다. 공교롭게도 심판위원장은 중국인 웬가이이다. 이 때문에 박태환에게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웬가이는 2000년부터 중국 수영연맹 전무이사를 했고, 평소 한국 수영연맹 관계자들과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대한수영연맹 정일청 전무는 “일단 출발 전 정지 상태 신호가 떨어지면 몸이 움직이면 안 된다. 그런데 태환이의 몸이 먼저 움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은 대회 조직위원회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상태다. 정 전무는 “다른 종목 예선전이 모두 끝나야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 같지만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수영은 원스타트 룰이다. 한 번 출발이 잘못되면 실격이라고 봐야 한다”고 아쉬워 했다.
예선 통과가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태환의 부정 출발은 심리적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출발 미숙으로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탈락한 뒤 수만 번이나 스타트대를 오르내렸던 박태환은 결정적인 순간 실수로 발목이 잡혔다.
런던/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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