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월드컵500m 6번 모두 우승
기복 없어 소치올림픽 ‘금메달’ 기대
기복 없어 소치올림픽 ‘금메달’ 기대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는 경기 직전엔 늘 무표정하다. 상대에게 심리 상태를 들키지 않으려는 행동이자, 마음을 다스리려는 ‘마인드 컨트롤’이다. ‘빙상 여제’ 이상화(23·서울시청)도 그렇다. 그래도 경기가 끝나거나 메달을 따면 함박웃음 짓는 김연아와 달리, 이상화는 웃을 때도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라간다. 감정을 다 드러내지 않는 듯한 미소가 되레 자신에 차 보인다.
그 미소를 올 시즌 6번이나 지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상화가 여자 500m 경기에 6번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따며 ‘단거리 여왕’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상화는 지난달 18~19일 네덜란드 헤렌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 출전해 1차·2차 레이스에서 우승한 뒤, 지난 8~9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4차 대회 1차·2차 레이스도 정상에 올랐다. 15~16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5차대회 1차·2차 레이스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m는 앞으로 월드컵 6차, 8차, 9차 대회 총 6번 경기 남았다.
앞선 대회에서 이상화는 예니 볼프(독일)와 위징(중국)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쳐 2014 소치겨울올림픽의 메달 전망이 밝다. 탁월한 스피드와 유연한 코너워크는 한층 더 좋아졌다. 정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 5차대회 2차 레이스에서는 중간 곡선 코너에서 살짝 삐끗했지만 막판 스퍼트를 발휘해 예니 볼프를 따라잡고 37초94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37초95의 예니 볼프를 0.01초 차이로 제쳤다. 500m 최강자였던 예니 볼프가 스타트는 빠르지만 막판 스퍼트가 느린 것에 견줘 이상화는 전 구간을 고루 달린다. 스타트가 느린 단점은 남자 선수들 이상의 강도 높은 훈련으로 극복했다. 여자 선수들이 140㎏ 드는 ‘스큇’을 170㎏을 드는 등 타고난 힘이 좋다.
이상화는 큰 기복 없이 제 페이스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선수기도 하다. 17살 때 첫 출전한 2006 토리노겨울올림픽에서 5위를 한 이후 꾸준히 성적이 향상됐고, 현재 세계 랭킹 1위다. 부상도 실수도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평가받는다. 2007 겨울아시안게임에서는 부상 중에도 은메달을 땄고,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파이널 500m에서는 6위를 기록한 와중에도 37초70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성격이 도움 됐다. 지난달 5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2~2013 시즌 월드컵시리즈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도 “소치는 금메달뿐 아니라, 세계 신기록 욕심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2연패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빙상경기연맹 김관규 전무는 “힘들어도 웃는 털털한 성격과 특유의 긍정적인 생각 덕분에 훈련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소치까지 남은 시간은 1년여. 자신과의 싸움에서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금빛으로 물들인 머리색 만큼 빛나는 금빛 질주가 펼쳐질 것이다. 김관규 전무는 “그러나 단거리는 초반 기록이 중요한 만큼 500m의 초반 100m 기록이 들쑥날쑥한 점을 보완한다면 소치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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