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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장미란 “IOC선수위원 도전”

등록 2013-01-10 15:54수정 2013-01-10 16:36

운다. 목이 맨다. “안녕하세요” 인사도 마치기 전에 또 눈물을 삼킨다. “쿨하게 웃으며 얘기해야지 했는데…”라고 말하며 이 마음 여린 ‘역도 여제’는 또 울었다. 분홍색 손수건을 쥔 왼손이 눈물을 훔치느라 바쁘다.

8일 은퇴를 선언한 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30)이 1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시청 실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알렸다. 16살이던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바벨을 든지 15년만이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자리한 장미란은 “운동은 몸과 마음이 모두 같은 생각이어야 한다”는 말로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은퇴를 해야하는 분위기처럼 돼버려,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해 좋은 성적으로 그만두자고 했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전국체전 이후 3개월 동안 심사숙고했어요. 난 끝인가 괴롭기도 했지만 무대에서 내려와 새로운 꿈에 도전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는 걸 알았기에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선수 생활을 연장할까 고민했을 만큼 아쉬움도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장미란은 불모지 한국에서 역도 꽃을 피웠다. 2002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2005·2006·2007·2009 세계선수권 4연패,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등 여자 역도 최중량급에서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그도 “선수생활 15년 동안 새로운 기록을 남긴 것이 가장 뿌듯하고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역도를 위해 태어난 몸이라는 찬사를 받지만 “내가 왜 역도를 했나” 고민한 적도 많았다. “많고 많은 운동 중에 하필 역도일까, 내 몸도 무거운데 바벨까지 들어야 하나, 고민하며 다른 종목의 선수들을 부러워한 적도 있어요. 그러나 부러워만 하니 훈련이 잘 안 되더라고요. 선택했으니 선수 생활에 방해가 되는 생각은 절제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한 게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비결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 준 “런던 올림픽”이고 선수로서 가장 힘들 때는 “훈련이 마음처럼 안될 때”라고 한다.

새로운 인생에 대한 불안함은 새로운 꿈으로 달랬다. 그는 이날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아이오씨(IOC)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 문대성 위원이 노력하는 모습을 봤어요.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키웠습니다. 아이오씨 선수위원이 된다면 스포츠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장미란 재단’의 취지와도 잘 맞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이오씨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당분간은 용인대 박사과정과 함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 일에 매진하며 “재능기부를 할 생각”이다.

바벨을 내려놓은 역도 여제는 이제 30대 평범한 장미란으로 돌아간다. “30대 여성으로 돌아가면 뭘할까 고민 많이 했는데…음,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선수생활에서 누려보지 못한 일반 학교생활을 보는 것?” 모처럼 웃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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