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중인 한국 남자핸드볼 24살 동갑내기 뱀띠 국가대표 나승도, 김세호, 김동철, 박영길, 이은호(왼쪽부터)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은호·나승도·김세호·김동철·박영길
모두 초교 4년 때 시작…·실업 2년차
모두 초교 4년 때 시작…·실업 2년차
성적표는 최악이다. 조별리그 5전 전패다. 런던올림픽부터 따지면 세계 무대에서 10번을 내리 졌다. 그러나 쓰러져가는 남자핸드볼에 희망은 있다.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중인 1989년생 동갑내기 뱀띠 ‘5형제’가 그들이다. 올해는 계사년 뱀띠 해라 더욱 뜻깊다.
이들은 똑같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했다. 청소년대표(19살 이하)와 주니어대표(20살 이하)를 거치며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봄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 2년차에 접어들었다. 5명 중 태극마크는 이은호(24·충남체육회)가 가장 먼저 달았다. 경희대 2학년 때인 2009년 크로아티아 세계선수권대회 때 대표팀 막내로 참가했다. 왼손잡이로 라이트백과 라이트윙을 모두 소화한다. 꽃미남 외모로 팬이 많은 그는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나승도(24·두산)는 2011년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역시 왼손잡이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주전 라이트윙으로 활약중이다. 친선경기를 포함해 벌써 A매치 30경기에서 62골을 넣었다. 1m92, 92㎏의 큰 체격으로 수비에서도 큰 몫을 해내고 있다. 그는 “특출난 에이스보다 꾸준히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세호(24·두산)는 원광대 4학년 때 가을철 대회 결승에서 18골을 몰아넣으며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쥔 ‘괴물’. 역시 왼손잡이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에도 주전 라이트백 자리를 꿰차고 4경기에서 13골을 터뜨렸다. 그는 “이렇게 큰 무대를 밟은 것은 행운이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했다.
김동철(24·충남체육회)은 경희대 1학년 때 신인상에 이어 지난해 실업 1년차 때 신인상을 받은 유망주. 노랑머리에서 끼와 개성이 엿보인다. 태극마크를 처음 단 그는 4경기에서 7골을 넣었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1대1 돌파와 빠른 슛동작 등 나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박영길(24·인천도시개발공사)은 한국체대 시절 스피드가 뛰어난 ‘될성 부른 떡잎’이었다.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2경기 8골을 넣었지만 이번 대회에선 어깨 수술 후유증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다. 그는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스피드를 앞세워 유럽 정복에 앞장서고 싶다”고 했다. 한국 남자핸드볼의 미래를 이끌 ‘뱀띠 5형제’의 포부가 날개 단 ‘독수리 5형제’처럼 믿음직스럽다.
사라고사(스페인)/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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