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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다 A매치 남자핸드볼 골키퍼 강일구

등록 2013-01-21 15:24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 최고참 골키퍼 강일구가 A매치 147경기째를 앞둔 스페인 과달라하라 핸드볼경기장에서 21일(한국시각) 훈련에 앞서 30년을 함께 한 핸드볼 골문 앞에서 잠시 회한에 잠겼다.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 최고참 골키퍼 강일구가 A매치 147경기째를 앞둔 스페인 과달라하라 핸드볼경기장에서 21일(한국시각) 훈련에 앞서 30년을 함께 한 핸드볼 골문 앞에서 잠시 회한에 잠겼다.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한국팀 성적도 좋지 않은데 나만 잘 났다고 신문에 기사가 나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눈은 천진난만하지만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어른스럽다.

제27회 스페인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골키퍼 강일구(37·인천도시개발공사). 그는 남자핸드볼 대표팀 최고참이자 주장이다. 원광대 2학년 때인 1996년 처음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뒤 17년째 익숙한 태극마크다. 현역 한국선수 중 가장 많은 A매치 146경기는 빛나는 훈장이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영욕을 맛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과 2002 부산 및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라고 했다. “올림픽은 영광스런 무대였고, 아시아경기대회에선 금메달을 따서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대회도 있다. 이번 대회가 대표적이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5전 전패를 당했다. 런던올림픽 주축들이 4~5명이나 빠졌고, 그 자리를 실업 1~2년차 신예들이 메웠지만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게다가 강일구는 첫 경기부터 큰 부상을 당했다. 상대 선수가 코앞에서 던진 강슛에 왼쪽 눈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정신이 혼미해져 팀 닥터의 말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부상 당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작은 글씨가 보이지 않고, 불빛을 보면 어지럽다”고 했다. 오른 허벅지는 상대 선수 무릎과 부딪혀 만지면 몽우리가 잡힌다. 그래도 조별리그 5경기 가운데 4경기나 출전을 강행했다.

노장의 투혼을 본 이상섭 대표팀 감독은 조별리그가 끝난 뒤 조용히 그를 불러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 감독은 “태릉에서 훈련할 때도 가장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였다. 참 멋있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경기도 하남 동부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한 핸드볼. 그는 29년 동안 우직하게 골문을 지켰다. 이상섭 감독은 “그가 골문을 지키면 상대 슈터는 공포감이 들 정도”라고 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아직도 1대1 위기에서 막아내는 순발력과 상대 슈팅 각도를 잡아내는 기술은 최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잘 알려졌다시피 국가대표 골키퍼 부부다. 그의 아내는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의 주역 오영란(41·인천시체육회). 부부는 2008년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일본과의 재경기 때 나란히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 남녀대표팀의 승리를 이끌어 화제가 됐다. 오영란은 현재 소속팀 플레잉코치다. 큰 딸 서희(7)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작은 딸 동희(3)는 올해 세돌을 맞는다. 가장 아쉬운 점은 “전성기 시절 해외 무대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불혹을 앞둔 강일구는 태극마크를 다시 단 것이 영 쑥스러운 듯 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2년여 만에 국제대회에 나선 그는 “매번 대표팀에 발탁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내가 후배들 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미안하다.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의 영광을 후배들도 맛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퇴 시기를 묻는 질문에 “마음같아선 더 뛰고 싶다. 하지만 대표팀 만큼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백전노장의 미소가 아름답다.

과달라하라(스페인)/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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