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함께 앉기를 고대해”
북한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북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평양을 방문한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맨(52)이 화제로 떠올랐다. ‘악동’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현역시절 각종 기행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였기에 누리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로드맨은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를 촬영할 미국의 한 프로덕션 관계자들도 동참했다.
이번 방문으로 평소 농구 팬임을 자처한 김정은 국방위원 제1위원장과의 만남도 점쳐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학창 시절 로드맨이 뛰었던 시카고 불스의 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로드맨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dennisrodman)에서 “정말로 평양에 간 것이 맞느냐”는 팬들의 물음에 “맞다, 나는 북한에 있다. 김정은과 함께 앉기를 고대하고 있다. 나는 북한 주민들을 사랑한다”라는 답을 남겼다. 그는 또다른 트윗에도 “나는 평화에 참여했다. 북한 주민을 사랑한다!”며 연이어 ‘북한 주민 사랑’을 외쳤다.
하지만,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적 목적’은 부인했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김정은과 북한 주민들은 농구 팬이다”라며 ‘농구’ 이상의 목적에 대해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북한 쪽은 어떤 방식으로든 로드맨에게 인터넷 접속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드맨은 평양에 도착한 뒤에도 계속해서 트윗을 올리고 있다. “아마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접할 것 같다”는 농담을 올리는가 하면, 한국시간 오전 9시께에는 자신을 다룬 뉴스 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 트윗마다 ‘북한 벌레’(Worm in northkorea)라는 꼬릿말(해시태그)을 다는 등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핵실험으로 인해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와 유머로 무장한 로드맨의 방북에 누리꾼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평양 방문과 더불어 정치적 경색 국면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미국 외교의 유연성에 대한 반응이다.
트위터 이용자 Piecexxx는 “제가 좋아하던 로드맨이 평양 가네요. 1999년에 북한의 마이클 조던 박천종 선수가 서울에서 경기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북한과 농구 교류하고, 금강산 관광도 활발하던. 이런 채널은 중단되지 않기를”이라며 민간교류가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이광용 <한국방송>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데니스 로드맨에겐 국가보안법 따위…”라며 여러 해석이 가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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