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세계선수권 우승
올림픽뒤 3년만의 메이저 정상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3위 그쳐
모든 기술서 가산점 ‘완벽연기’
“기대 이상의 점수…행복하다”
한국에 소치 출전권 3장 선물 강심장도 흔들렸다. 연기가 끝나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 신혜숙 코치를 끌어안은 뒤 키스앤크라이존으로 걸어가는 내내 ‘아…, 아…’ 감탄사를 터뜨렸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후 한번도 울지 않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살짝 붉어진 듯도 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김연아(23)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피겨 여왕’이 완벽하게 귀환했다. 1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김연아는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148.34점)과 쇼트프로그램(69.97점)을 합쳐 총 218.31점으로 우승했다. 2009년 이후 4년 만의 세계선수권 제패, 2010 밴쿠버올림픽 뒤 3년 만의 메이저 정복이다. 218.31점은 밴쿠버올림픽 때 세운 세계신기록(228.56점)에 이어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100%를 다 했기에 좋은 점수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높게 나올 줄은 몰랐다”며 감격해했다. 경쟁자가 없었다. 15일 트리플 플립 기술에서 ‘롱(wrong) 에지’ 판정으로 심적인 부담이 있었지만 이날 무결점 연기로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외신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20점 차 이상으로 따돌렸다. 2위에 20.42점 앞선 것은, 현 채점 방식이 도입되고 치러진 9번의 세계선수권에서 최대 점수 차이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세계선수권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면 김연아와 그밖의 경쟁자였다. 라이벌에 한참 앞서는 단독 무대였다”고 표현했다. 김연아는 모든 기술점수에서 9명 심판진의 가산점(GOE)을 받았다. 다른 선수와 달리 점수판에 마이너스 부호가 없이 깨끗했다. 12개 동작 기본점수(58.22점)에 16.51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3위 아사다 마오(일본)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높은 기본점수(62.30점)를 설정했지만 가산점은 3.66점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에이피>(AP)는 “올림픽 챔피언은 마치 공백기가 없었던 것처럼 우아한 연기로 관중들의 넋을 빼앗았다”고 보도했다. 2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결점 없는 ‘클린’ 경기의 비결은 긴 팔다리 등 타고난 신체조건과 강도 높은 훈련, 실전에서 더 강한 담대함이다. 소속사 올댓스포츠 김선영 대리는 “지난해 복귀 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빙상훈련, 추가로 3~4시간 지상훈련을 하는 등 하루 7시간씩 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얼음 위에서 7분 동안 빠르게 스케이팅을 하고 1분을 쉬는 인터벌 훈련을 다섯 세트 반복하는 등 3~4개월 만에 체력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빙상장 규격이 다른 것을 고려해 미리 맞춤형 훈련도 했다. 정신력은 더 강해졌다. 방상아 해설위원은 “정상급 선수들은 결국 정신력 싸움이다. 부담을 덜면서 정신력은 더 강해져야 하는데 김연아는 그런 면에서 탁월하다”고 말했다. 실수를 해도 쉽게 털어버린다. 주니어 시절 라이벌 아사다에게 뒤졌지만 꾸준히 노력해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더 단련됐다. 복귀 뒤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 외국으로 가기보다는 태릉빙상장에서 기량을 다듬었다. 그는 “복귀하면서 부담을 갖지 말자고 다짐했다. 훈련은 힘들었지만 예전보다는 마음이 무겁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014 소치올림픽까지 올림픽 2연패를 노린다. 이번 세계대회 우승으로 국내 후배 2명을 포함해 3명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1968년 겨울올림픽 참가 이래 3명 출전은 처음이다. 시상대에서 캐나다 합창단의 한국어 애국가를 듣는 등 특별한 경험을 한 그는 “후배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이번 대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가장 기쁜 대회가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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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3위 그쳐
모든 기술서 가산점 ‘완벽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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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소치 출전권 3장 선물 강심장도 흔들렸다. 연기가 끝나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 신혜숙 코치를 끌어안은 뒤 키스앤크라이존으로 걸어가는 내내 ‘아…, 아…’ 감탄사를 터뜨렸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후 한번도 울지 않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살짝 붉어진 듯도 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김연아(23)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피겨 여왕’이 완벽하게 귀환했다. 1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김연아는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148.34점)과 쇼트프로그램(69.97점)을 합쳐 총 218.31점으로 우승했다. 2009년 이후 4년 만의 세계선수권 제패, 2010 밴쿠버올림픽 뒤 3년 만의 메이저 정복이다. 218.31점은 밴쿠버올림픽 때 세운 세계신기록(228.56점)에 이어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100%를 다 했기에 좋은 점수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높게 나올 줄은 몰랐다”며 감격해했다. 경쟁자가 없었다. 15일 트리플 플립 기술에서 ‘롱(wrong) 에지’ 판정으로 심적인 부담이 있었지만 이날 무결점 연기로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외신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20점 차 이상으로 따돌렸다. 2위에 20.42점 앞선 것은, 현 채점 방식이 도입되고 치러진 9번의 세계선수권에서 최대 점수 차이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세계선수권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면 김연아와 그밖의 경쟁자였다. 라이벌에 한참 앞서는 단독 무대였다”고 표현했다. 김연아는 모든 기술점수에서 9명 심판진의 가산점(GOE)을 받았다. 다른 선수와 달리 점수판에 마이너스 부호가 없이 깨끗했다. 12개 동작 기본점수(58.22점)에 16.51점의 가산점을 받았다. 3위 아사다 마오(일본)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높은 기본점수(62.30점)를 설정했지만 가산점은 3.66점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에이피>(AP)는 “올림픽 챔피언은 마치 공백기가 없었던 것처럼 우아한 연기로 관중들의 넋을 빼앗았다”고 보도했다. 2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결점 없는 ‘클린’ 경기의 비결은 긴 팔다리 등 타고난 신체조건과 강도 높은 훈련, 실전에서 더 강한 담대함이다. 소속사 올댓스포츠 김선영 대리는 “지난해 복귀 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빙상훈련, 추가로 3~4시간 지상훈련을 하는 등 하루 7시간씩 몸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얼음 위에서 7분 동안 빠르게 스케이팅을 하고 1분을 쉬는 인터벌 훈련을 다섯 세트 반복하는 등 3~4개월 만에 체력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빙상장 규격이 다른 것을 고려해 미리 맞춤형 훈련도 했다. 정신력은 더 강해졌다. 방상아 해설위원은 “정상급 선수들은 결국 정신력 싸움이다. 부담을 덜면서 정신력은 더 강해져야 하는데 김연아는 그런 면에서 탁월하다”고 말했다. 실수를 해도 쉽게 털어버린다. 주니어 시절 라이벌 아사다에게 뒤졌지만 꾸준히 노력해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더 단련됐다. 복귀 뒤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 외국으로 가기보다는 태릉빙상장에서 기량을 다듬었다. 그는 “복귀하면서 부담을 갖지 말자고 다짐했다. 훈련은 힘들었지만 예전보다는 마음이 무겁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014 소치올림픽까지 올림픽 2연패를 노린다. 이번 세계대회 우승으로 국내 후배 2명을 포함해 3명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1968년 겨울올림픽 참가 이래 3명 출전은 처음이다. 시상대에서 캐나다 합창단의 한국어 애국가를 듣는 등 특별한 경험을 한 그는 “후배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이번 대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가장 기쁜 대회가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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