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서(17·세종고)
이준형·김진서 아름다운 라이벌
둘 다 주니어 그랑프리 동메달
3살때부터 빙상장 누빈 이준형
“시니어 무대에서도 메달 딸 것”
트리플 악셀로 무장한 김진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 있죠”
둘 다 주니어 그랑프리 동메달
3살때부터 빙상장 누빈 이준형
“시니어 무대에서도 메달 딸 것”
트리플 악셀로 무장한 김진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 있죠”
“피겨퀸은 탄생했지만, 피겨킹은 없잖아요.”
한국 남자 피겨의 유망주 이준형(17·수리고·오른쪽)의 말이 똑 부러진다. “남자 선수들은 뭘하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요. 그 최초의 자리가 욕심나요.” 김연아가 3월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며 2014 소치겨울올림픽 한국 출전권 3장을 따냈을 때, 아직 불모의 땅인 남자 피겨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남자 피겨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준형과 김진서(17·세종고·왼쪽)는 차세대 기대주다. 둘은 이미 주니어 대회에서 한국 최초의 영광을 얻었다. 이준형은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그랑프리에서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김진서도 2012~2013 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챙겼다. 그랑프리 데뷔 무대에서 메달을 딴 것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이준형은 엄마가 피겨 코치여서 3살 때부터 기저귀 차고 빙상장을 따라다녔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가 됐다. 김진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지만 1년8개월 만에 3회전 점프 5종(토루프·살코·루프·플립·러츠)을 완성했고 최근에는 트리플 악셀까지 장착하는 등 일취월장하고 있다.
최근 태릉에서 만난 이준형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땄을 땐 내가 길을 열어가는 느낌이었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이메일로 인터뷰한 김진서는 “선수라면 누구나 최고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둘은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지난해 나란히 국가대표가 된 뒤 하루 5~7시간씩 태릉에서 훈련한다. 1월 전국남녀대회에서 남자부 우승은 이준형이 차지했다. 하지만 3월 캐나다 세계대회에는 김진서가 나갔다. 이준형은 “전혀 서운하지 않다. 서로 경쟁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연습할 때 기술을 따라해보거나 내기를 하기도 한다. 이준형은 “점프에서 내기할 때면 몸이 뜨거워져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웃었다.
이준형의 장점은 탄탄한 기본기와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주로 예술점수(PCS)가 높다. 김진서는 점프 습득력이 좋고 겁없이 스케이팅을 한다. 김진서는 “기본기가 부족하다. 점프를 잘 다듬어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고, 이준형도 “점프 성공률이 좋지 않다. 트리플 악셀이 가장 안 좋아 자세를 하나하나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가 된 뒤 환경은 달라졌다. 둘은 “훈련 시간이 정해져 있고, 전용 연습장이 있어서 좋다”고 했다. 이전에는 전용 피겨장이 없어 목동 링크에서 일반인들과 섞여 연습을 해 불편했다. 부상 등의 위험도 따랐다. 물론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전지훈련을 마음껏 가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둘은 1월 전국남녀대회에서 4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연기하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예년 같으면 200~300명에 불과했을 관중이 김연아 출전 소식에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남자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그때는 더 많은 분들이 오시겠죠? 꼭 그렇게 되도록 5년 뒤엔 세계에서 먹어주는 선수가 될 거예요.”이준형의 두 눈이 반짝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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