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유니폼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6일(한국시각) 스페인 푸치세르다에서 열린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B그룹 경기에서 벨기에 골문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 한국아이스하키협회 제공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세계선수권 5부리그서 우승
생업 병행 아마추어들의 ‘기적’
세계선수권 5부리그서 우승
생업 병행 아마추어들의 ‘기적’
“이렇게 잘할 줄은 우리도 몰랐다.” 아이스하키 관계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7일(한국시각) 스페인 푸치세르다에서 끝난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B그룹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초반 4연승으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2일 가장 센 상대인 크로아티아를 4-1로 꺾은 뒤, 여세를 몰아 4일 홈팀 스페인, 5일 아이슬란드, 6일 벨기에를 제압해 정상을 확정했다. 여자 대표팀은 5부 리그에서 4부 리그인 디비전2 A그룹으로 승격한다.
크로아티아전부터 우세했다. 벨기에전에서는 유효슈팅 수(44-19)에서 압도했다. 수문장 신소정과 조수지, 이영화 등이 맹활약했다. 조수지는 벨기에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고 박종아는 파워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빙판의 기적은 실전 경험에서 만들어졌다. 아이스하키협회는 대표팀 경기력을 강화하고 유망주를 발굴하려고 올 시즌 처음으로 여자아이스하키리그를 신설했다. 클럽팀인 아이스 어벤저스, 아이스 비트, 피닉스가 3월7~18일 풀리그를 치렀다. 대표팀 선수 19명은 대부분 세 팀에 분산돼 있다.
현실은 척박하다. 여자 아이스하키에는 실업팀은 물론 대학팀도 없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생업과 아이스하키를 병행하는 순수 아마추어다. 안근영은 체육특기생으로 광운대에서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78년생으로 최고참인 이영화는 일반 회사원이다. 골리 신소정은 올해 남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인 한라의 직원이고, 공격수 한수진은 연세대 피아노과 4학년 학생이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밤 8시부터 11시까지 태릉빙상장에서 훈련했다. 김정민 아이스하키협회 홍보팀장은 “일이 끝난 다음에 모여 훈련하는데, 대관이 안 되는 게 가장 힘들다. 이번 우승을 통해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북, 외국대사관 철수 권고 4월10일까지…왜?
■ 초미세먼지에 캑캑대는 한국
■ “홈플러스, 떡볶이 대신 불볶이 판다더라!”
■ 1박 2일 ‘포폴데이’까지…병원 문 닫고 프로포폴 투약
■ ‘환상의 짝’…틀어지면 ‘환장의 짝’
■ 북, 외국대사관 철수 권고 4월10일까지…왜?
■ 초미세먼지에 캑캑대는 한국
■ “홈플러스, 떡볶이 대신 불볶이 판다더라!”
■ 1박 2일 ‘포폴데이’까지…병원 문 닫고 프로포폴 투약
■ ‘환상의 짝’…틀어지면 ‘환장의 짝’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