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30년 야구 인생을) 졸업하는 것 같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40·사진) 씨는 18일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졸업 논문을 내는 느낌”이라고 했다.
1994년 엘에이(LA) 다저스에 입단해 지난해 11월29일 선수생활을 은퇴했지만 그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미국에서 구단 경영자 공부를 하겠다고 선언한 뒤에도 세계야구클래식(WBC) 해설자로 참가하고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한국 프로야구와 함께 했다. 스스로를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고민하는 한 사람”이라고 일컬었다.
그런 의미에서 자서전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웅진지식하우스·1만3천원)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일종의 선언문같다. 박씨는 이날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구 인생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평소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던 그는 책에서 한국인 최초의 빅리거로서의 소회와 미국 무대 뒷이야기, 인간으로서의 박찬호, 한국야구의 발전 방안 등을 다채롭게 담았다. 자신보다 앞서나간 ‘일본의 영웅’ 노모 히데오를 “넘어야 할 산”으로 정하고, 결국 노모의 메이저리그 123승을 넘어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이루기까지의 고통과 번뇌도 담겨 있다.
“어렸을 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듯 미국에서는 한국인으로서 자랑거리가 되고 싶었다”고 첫 미국 무대 진출 당시를 회상한 대목도 호기롭다. 그는 “은퇴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인정과 환호에 집착했었지만 은퇴로서 끝을 내고 나니 세상이 더 커보이고 스스로 자유로워져 새로 시작할 수 있었다”며 속마음도 털어놨다.
간담회에서는 후배 류현진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시절 샌디 쿠팩스(전 다저스)로부터 ‘긴 여행을 하는 거라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현진이도 매 경기 집착하지 말고 오랫동안 하나씩 쌓아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남지은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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