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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 농구선수들 “한국 이름을 뭘로 하지?”…재밌는 뒷이야기

등록 2013-07-22 13:40수정 2013-07-22 15:44

“이름을 뭐로 하지.”

혼혈 농구 선수들은 한국 코트에 발을 디디는 순간 때아닌 작명 고민에 빠진다. 집에서 부르던 이름이 있으면 그냥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새로 짓는다. 그 과정이 재미있다. 가족회의는 기본이고, 팬 공모까지 한다. 단어장을 보는 등 선수들의 고민은 상상 이상이다. 2013~2014시즌 등록된 혼혈귀화 선수는 모두 5명. 이승준, 전태풍, 문태종, 문태영, 박승리는 모두 한국 사람인 어머니 성에 이름을 붙였다.

2013~2014 시즌부터 에스케이(SK)에서 뛰는 데이비드 마이클스는 팬 공모로 박승리(23)가 됐다. 구단은 에스엔에스, 누리집 등을 통해 이름을 공모했고 150명이 참가했다. 박주혁, 박태웅, 박영웅, 박정혁도 평가가 좋았지만, 승승장구하라는 뜻의 박승리가 구단 투표로 최종 낙점됐다. 이만복 등 재미있는 이름도 나왔다. 구단은 “제도적으로 마지막 혼혈 선수인 만큼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이름을 짓고 싶어 팬 공모를 했고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혼혈선수 드래프트 제도를 폐지했고, 이번 시즌부터 혼혈선수가 한국에서 뛰려면 일반 드래프트에 참가해야 한다. 데뷔 뒤 3시즌 안에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하는 바뀐 규정에 따라 박승리는 3년 안에 귀화해야 한다.

에스케이(SK) 박승리
에스케이(SK) 박승리

오리온스 전태풍은 한국 농구에 태풍을 몰고 오라는 의미로 가족회의에서 친척이 지었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토니 애킨스. 동부 이승준(에릭 산드린)은 먼저 이름을 정한 동생 이동준의 ‘준’자를 돌림으로, 승리를 의미하는 ‘승’자를 조합했다.

엘지(LG) 문태종(재로드 스티븐슨)의 이름에는 한국인의 자부심이 담겼다. 어머니가 세종대왕에서 아이디어를 내 직접 지었다고 한다. 태종은 세종대왕의 아버지. 그래서일까, 만원권 지폐에 있는 세종대왕의 얼굴에 문태종의 얼굴을 합성해 ‘태종대왕’이라며 선물을 한 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귀화혼혈 드래프트 출신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계 귀화 한국인 김민수(SK)의 이름에는 우여곡절이 많다. 2002년 경희대 농구부에 테스트를 받고 한국에 온 뒤 2004년 한국 국적을 회복한 그의 원래 이름은 훌리안 파우스토 페르난데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좋아해 조던의 별명 ‘버디’를 이름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버디의 한국말은 ‘새’. 그의 성에 붙이니 ‘김새’가 됐다. 이 황당한 이름을 최부영 감독이 그냥 둘 리 없다. 최 감독은 김민수가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곳이 경희대라는 점을 들어 ‘김경희’를 추천했고, 김민수는 여자 이름 같아 고심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친하게 지낸 한국 친구의 이름을 빌려와 김민수로 정했다고 한다.

가수는 곡명따라, 배우는 드라마따라 인생이 바뀐다고 하지 않던가. 선수들의 한국 이름은 대부분 우승과 관련된 것이 많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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