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우 감독
피해선수 “그동안 말못해 속앓이”
오승우 감독은 “오해” 결백 주장
오승우 감독은 “오해” 결백 주장
대한역도연맹이 국가대표 선수 성추행 의혹을 받는 오승우(55·사진) 역도 대표팀 총감독의 보직을 1일 1개월 동안 해임했다. 오 감독은 이 기간에 태릉선수촌에 출입할 수 없고, 연맹은 6인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 감독의 성추행 의혹은 국가대표 선수가 연맹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선수는 진정서에서 “5월31일 훈련을 하다가 허리를 다쳤는데, 트레이너 선생님이 계셨는데도 감독님이 직접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커텐 막이 쳐져 있는 치료실에 데려가 등과 엉덩이를 주물렀다. 제 치골도 만지고 다리를 계속 벌리셨다.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감독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를 직접 치료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다”고 해명했다. 오 감독은 “선수를 마사지한 훈련장 내 치료실 주변에서 당시 코치진과 남자 선수 등 20여명이 훈련하고 있었고, 치료실 커튼 역시 완벽하게 닫혀 있지 않아 선수를 성추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선수에게 마사지를 제안한 것은 “당시 여성 트레이너가 다른 팀과 함께 선수촌 외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고 또다른 남성 트레이너는 다른 선수들의 훈련을 돕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가족으로 생각하고 마사지했는데 선수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다시 한번 사과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역도연맹은 여성 1명을 포함한 6명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파악에 나선다. 그러나 연맹 부회장, 경기이사, 심판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역도 관계자들이 어린 여자 선수가 느낀 수치심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국가대표 선수는 31일 “그동안 누구에게 말도 할 수 없어 속앓이만 했다. 내가 이러는 건 역도를 계속 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오 감독의 사퇴를 요구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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