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인철(37) 유도 남자 대표팀 감독, 서정복(59) 여자 대표팀 감독
조인철·서정복 세계유도대회 남녀대표팀 감독
여자부, 1995년 이후 우승자 없어
서 “정다운·김잔디·황예슬 기대”
남자부, 선기술·후체력 방식 훈련
조 “방어 아닌 적극적 공격 집중”
여자부, 1995년 이후 우승자 없어
서 “정다운·김잔디·황예슬 기대”
남자부, 선기술·후체력 방식 훈련
조 “방어 아닌 적극적 공격 집중”
여기 리우데자네이루 해변의 파도 소리에 잠 못 드는 두 남자가 있다. 한명은 메이저대회 데뷔전을 치르는 조인철(37) 유도 남자 대표팀 감독이고, 또다른 이는 런던올림픽 ‘노메달’의 아픔을 씻어야 하는 서정복(59) 여자 대표팀 감독이다. 숙소 호텔 문만 나서면 드넓은 해변이 펼쳐지지만 두 사람에겐 딴 세상일 뿐이다. 결전의 날이 다가올수록 잠만 달아난다고 한다. 대표팀은 26일(이하 현지시각) 시작되는 2013 국제유도연맹 세계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22일부터 현지에서 적응 훈련중이다.
■ 서정복 감독 “10여년 노메달 탈출하겠다” 한국 여자유도는 1995년 이후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이 없다. 올림픽에서도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무소식이다. 23일 숙소에서 만난 서정복 여자팀 감독은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2~3개가 목표”라며 말을 아낀다. 그럴 만도 하다. “런던올림픽에서 자신만만했지만”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분위기는 좋다. 7월 러시아 카잔 여름유니버시아드에서 단체 우승을 했고, 황예슬(70㎏ 이하급)은 개인전 금메달도 거머쥐었다. 서 감독은 “정다운(63㎏)과 김잔디(57㎏), 황예슬을 주목하라. 노련미가 좋아졌다. 김성연(70㎏)과 김은경(78㎏ 이상급)도 다크호스”라고 했다.
런던 실패 이후 여자 대표팀은 훈련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서 감독은 “런던올림픽 이후부터 점수가 나지 않아도 지도를 얻으면 연장까지 가지 않고 승패가 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산악훈련 등을 통해 체력을 키우는 데 신경썼다”고 했다.
여자 유도 최초의 금메달리스트(1992년 바르셀로나 72㎏급) 김미정 코치가 새롭게 합류했고,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도 코치로 돕고 있다. 서 감독은 “김미정 코치는 세밀한 부분을 알려주고, 이원희 코치는 모든 기술이 좋아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최근 5년간 대표팀 사령탑으로 여자 유도 부활에 전력을 다해온 서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우승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 젊은 사령탑 조인철의 “새 방식 검증”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인철 감독은 전임 정훈 감독과는 반대로 “선 기술, 후 체력”을 내세워 훈련해왔다. “정훈 감독이 대표팀의 체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여기에 기술적인 부분을 정교하게 가미시켜 방어 유도가 아닌 적극적인 유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의 현역시절 주특기인 허리와 발 기술에, 송대남·최민호 코치의 손기술의 결합했다. 7월 카잔 유니버시아드에서 왕기춘(73㎏)과 조구함(100㎏ 이상급), 곽동한(90㎏)이 금메달을 따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메이저급 대회는 아니어서 새로운 체제의 성공이라 볼 수는 없다. 이번 세계대회가 나의 훈련 방식을 검증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을 낮춘다. 욕심내지도 않는다. 대회 목표는 “7체급 중 5체급에서 메달 획득, 그중 한개는 금메달이다.”
우리 나이 서른여덟의 젊은 피 지도자 수혈의 성공 여부는 유도계 안팎의 관심사다. 부상으로 26살에 은퇴한 조 감독은 대학에서 지도자와 교수로서 경험를 쌓고 이론을 다졌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의 스타 출신으로 여러번 시행착오를 한 것도 도움이 된다. 조 감독은 “스타 출신 지도자는 이렇게 하면 되는데 그게 왜 안 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에서 그 과정을 겪고 대표팀에 온 건 다행”이라고 했다. 런던올림픽 인간승리의 주인공 송대남 코치와 최민호 코치가 가세해 시너지 효과가 크다.
조 감독은 무뚝뚝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섬세한 훈련방식으로 선수들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게 돕는다. 그는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스타 선수 시절 경험과 교수 시절 터득한 이론 등을 바탕으로 준비운동을 15분에서 10분으로 줄이는 등 경험과 이론을 접목한 훈련 시스템을 선보였다. “같은 시간 준비운동을 한다고 똑같이 몸이 풀리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 스스로 운동할 준비를 하고 와야 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준비운동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고 했다. 남들보다 20분 더 일찍 일어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등을 거듭하다보면 제 몸에 필요한 시간과 방식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감독이 된 뒤 세운 계획을 100% 수행하고 있다”는 그는 “결국 목표는 올림픽이다. 그때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글·사진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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