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연
동메달 결정전에서 런던올림픽 금메달 프랑스 루시 데코세 눌러
4년 만의 메달이다. 세계랭킹 1위, 런던올림픽 1위도 다 제압했다. 금메달만큼이나 값진 동메달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이 30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3 국제유도연맹 세계대회’에서 사흘간의 침묵을 깨고 드디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70㎏ 이하급에 출전한 세계랭킹 10위 김성연(용인대)이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루시 데코세(랭킹 3위)를 소매들어메치기 유효승으로 따돌렸다. 한국 여자유도가 국제유도연맹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9년 로테르담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여자 48kg 이하급 정정연이 동메달 차지했다. 지난해는 올림픽 때문에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김성연은 1회전(64강)을 부전승으로 올라간 뒤 2회전(32강)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라 콜린스를 소매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제압했다. 3회전(16강)에서는 몽골의 첸드 아유시를 누르기 한판승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업어치기 유효를 따낸 뒤 곧바로 윗누르기로 연결시켰다. 8강에서 세계랭킹 1위인 네덜란드의 폴링 김을 안뒤축걸기 절반으로 꺾는 등 거침없는 행진을 이어갔지만, 준결승에서 독일의 라우라 파르가스와 연장 접전 끝에 허리안아돌리기 유효패로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장점인 업어치기 기술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고, 16강전에서는 평소 약하다고 평가됐던 굳히기로 승기에 쐐기를 박는 등 경기운영능력 등 전반적인 기량이 좋았다. 김성연은 “동메달을 따서 기분은 좋지만 아쉽기도 하다. 세계랭킹 1위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이겼는데 독일 선수에게 진 게 아쉽다. 이번엔 3위 했으니 2위, 1위도 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세계랭킹 9위 황예슬(안산시청)은 4강에 올랐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네덜란드의 폴링 김에 허리안아돌리기 절반과 누르기 절반을 내주며 아쉽게 메달의 문턱에서 돌아섰다. 황예슬은 1회전(64강)은 부전승으로 올라갔고, 2회전(32강)은 지도 3개 우세승, 3회전(16강)은 발뒤축걸기 절반승으로 이겼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 파리그랜드슬램유도대회 금메달로 김성연과 함께 이번 대회 메달 기대주로 꼽혔다.
서정복 여자 대표팀 감독은 “김성연의 동메달은 값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랭킹 1위를 모두 이겼다. 업어치기, 굳히기 등 전반적인 기술활용도가 좋았다. 황예슬은 잘했지만 마지막에 체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두 선수의 경기 내용을 평가했다.
같은 날 열린 여자 78㎏에서는 정다운(포항시청)이 스페인의 마리타 메리노에게 경기 시작 1분27초 만에 팔가로누워꺾기 한판패로 1회전(32강)에서 탈락했다.
남자 90㎏ 이하급은 모두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9년 대회 때 금메달을 땄던 이규원(한국마사회)은 3회전(16강)에서 러시아의 키릴 데니소프에 모두걸기 한판패로 ‘금빛 사냥’에 실패했고, 같은 체급 곽동한(용인대)은 3회전(16강)에서 쿠바의 곤잘레스 에슬리에 경기 종료 1분6초를 남기고 안뒤축걸기 한판을 내줬다. 곤잘레스 에슬리는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송대남 대표팀 코치에게 결승에서 져 은메달을 땄다.
리우데자네이루/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국제유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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