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하늘 아래 처음으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14일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대회 남자 주니어 85㎏급에 출전한 김우식(19·수원시청)과 이영균(19·고양시청)이 우승과 준우승하면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흘러 나왔다. 이 체급에서 두 선수만 출전해 한국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관중들은 모두 기립해 지켜봤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감격의 순간은 애초 77㎏에 출전할 예정이던 김우식이 체급을 올려 출전하면서 가능했다. 국제 역도대회 관례상 출전 선수가 1명이면 시상식이 열리지 않는다. 감독 등 현지의 한국 역도 관계자들은 김우식이 세계 주니어 선수 중 인상 실력이 좋아 이영균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애국가는 16일 다시한번 울려 퍼질 가능성이 높다. 원정식(23·고양시청)과 천정평(28·수원시청)이 각각 남자 69㎏급, 85㎏급 경기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원정식과 천정평은 10일 출국에 앞서 서로를 금메달 후보로 지목했다. 15일은 여자 63㎏급 염옥진(하이트진로), 69㎏급 정지연(고양시청), 남자 56㎏급 고석교(고양시청), 62㎏급 김민성(아산시청), 김성효(광주은행)가 플랫폼에 오른다.
17일까지 열리는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대회는 클럽팀 대결로 한국은 선수 22명과 임원 19명을 파견했다. 국가 간 대결이 아닌 클럽팀 대결이지만 북한 당국이 처음으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해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태극기가 오르거나 애국가가 연주된 적이 없다. 북한은 태극기 게양 등에 반대해 2008년 열린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한국과의 경기도 중국 상하이에서 치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