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류한수, 세계대회 ‘금’
14년만에 쾌거…메달 총4개 획득 올림픽 생존 위해 개정한 규칙
지구력 강한 한국 선수들에 유리 “올림픽 무대에 남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국제레슬링연맹(FILA) 인터넷 누리집 첫 화면에 한국 선수들의 이름과 사진이 크게 박혔다. 한국 레슬링이 올림픽 정식 종목 탈락 위기를 벗어난 뒤 열린 국제레슬링연맹 세계대회에서 14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위한 ‘뒤집기’를 시작했다. 한국 레슬링대표팀 그레코로만형 74㎏급의 김현우(25·삼성생명)와 66㎏급의 류한수(25·상무)가 23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레슬링연맹 2013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9년 터키·그리스에서 열린 대회 이후 14년 만에 나온 세계대회 금메달이다. 74㎏급 결승전은 런던올림픽 챔피언들의 맞대결이었다. 런던올림픽 66㎏급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는 결승에서 런던올림픽 74㎏급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를 2-1로 눌렀다. 평소 체중이 70㎏을 넘어 경기를 앞두고 10㎏ 가까이를 빼야 했던 김현우는 올해부터 74㎏급에 도전했고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며 체급 변경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이후 60㎏급에서 66㎏급으로 체급을 올린 류한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슬람베크 알비예프(러시아)를 몰아붙여 5-3으로 눌렀다. 한국대표팀은 앞서 55㎏급 최규진(28·한국조폐공사)이 은메달, 60㎏급 우승재(27·˝)가 동메달을 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 은 1, 동 1의 성적을 거뒀다. 한 대회에서 4개의 메달을 따낸 것도 2001년 대회(은 2, 동 2) 이후 12년 만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한국 레슬링은 2000년대 들어 침체를 겪었다. 김현우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 부흥을 맞이하는 듯했으나 뒤이어 레슬링의 올림픽 핵심종목 탈락이라는 비보가 날아왔다.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다시 레슬링을 선정하면서 ‘짧은 시련’으로 막을 내렸지만, 국제레슬링연맹이 7개월 동안 추진한 개혁은 한국 레슬링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국제레슬링연맹은 지난 2월 핵심 종목에서 탈락한 뒤 세트제에서 총점제로 경기방식을 바꾸는 등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국 선수들은 바뀐 경기 규정 덕분에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 이전보다 나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후반 3분씩 6분 동안의 경기 마지막까지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러시아나 유럽 선수들에 비해 지구력이 강한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체급을 올린 뒤에야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류한수의 경우에서 보듯 국내 선수들끼리 내부 경쟁이 치열한 점도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 2000년 시드니올림픽 54㎏급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41)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는 “레슬링이 올림픽 무대에서 살아남게 됐고 협회도 안정을 찾아가는 시점에서 한국 레슬링계에 힘을 실어주는 일을 이번 대표팀이 해냈다”는 평가와 함께 “안주하지 말고 더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도록 기술과 체력을 더욱 연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14년만에 쾌거…메달 총4개 획득 올림픽 생존 위해 개정한 규칙
지구력 강한 한국 선수들에 유리 “올림픽 무대에 남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국제레슬링연맹(FILA) 인터넷 누리집 첫 화면에 한국 선수들의 이름과 사진이 크게 박혔다. 한국 레슬링이 올림픽 정식 종목 탈락 위기를 벗어난 뒤 열린 국제레슬링연맹 세계대회에서 14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위한 ‘뒤집기’를 시작했다. 한국 레슬링대표팀 그레코로만형 74㎏급의 김현우(25·삼성생명)와 66㎏급의 류한수(25·상무)가 23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레슬링연맹 2013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9년 터키·그리스에서 열린 대회 이후 14년 만에 나온 세계대회 금메달이다. 74㎏급 결승전은 런던올림픽 챔피언들의 맞대결이었다. 런던올림픽 66㎏급 금메달리스트인 김현우는 결승에서 런던올림픽 74㎏급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를 2-1로 눌렀다. 평소 체중이 70㎏을 넘어 경기를 앞두고 10㎏ 가까이를 빼야 했던 김현우는 올해부터 74㎏급에 도전했고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며 체급 변경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이후 60㎏급에서 66㎏급으로 체급을 올린 류한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슬람베크 알비예프(러시아)를 몰아붙여 5-3으로 눌렀다. 한국대표팀은 앞서 55㎏급 최규진(28·한국조폐공사)이 은메달, 60㎏급 우승재(27·˝)가 동메달을 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 은 1, 동 1의 성적을 거뒀다. 한 대회에서 4개의 메달을 따낸 것도 2001년 대회(은 2, 동 2) 이후 12년 만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한국 레슬링은 2000년대 들어 침체를 겪었다. 김현우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 부흥을 맞이하는 듯했으나 뒤이어 레슬링의 올림픽 핵심종목 탈락이라는 비보가 날아왔다. 지난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다시 레슬링을 선정하면서 ‘짧은 시련’으로 막을 내렸지만, 국제레슬링연맹이 7개월 동안 추진한 개혁은 한국 레슬링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국제레슬링연맹은 지난 2월 핵심 종목에서 탈락한 뒤 세트제에서 총점제로 경기방식을 바꾸는 등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국 선수들은 바뀐 경기 규정 덕분에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 이전보다 나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후반 3분씩 6분 동안의 경기 마지막까지 체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러시아나 유럽 선수들에 비해 지구력이 강한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체급을 올린 뒤에야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류한수의 경우에서 보듯 국내 선수들끼리 내부 경쟁이 치열한 점도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48㎏급, 2000년 시드니올림픽 54㎏급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41)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는 “레슬링이 올림픽 무대에서 살아남게 됐고 협회도 안정을 찾아가는 시점에서 한국 레슬링계에 힘을 실어주는 일을 이번 대표팀이 해냈다”는 평가와 함께 “안주하지 말고 더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도록 기술과 체력을 더욱 연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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