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김민구는 KCC가 뽑아
자동추첨기에서 ‘114번’이 적힌 공이 나오자 해당 번호의 팀인 엘지(LG)는 환호성을 질렀고, 케이씨씨(KCC)는 물을 들이켰다. 207㎝의 경희대 장신 센터 김종규를 원했던 두팀은 지명 순위 추첨에서 1위와 2위가 되면서 운명이 갈렸다.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프로농구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현장은 운칠기삼에 울고 웃었다.
엘지는 예고했던 대로 김종규를 1라운드 1순위로 뽑았다. 김종규는 파워포워드가 아쉽고, 토종 빅맨이 부족한 엘지에 제격으로 꼽혔다. 대학 4년간 평균 17.3득점, 튄공잡기 11.2개를 기록했고, 2013 시즌 최우수선수로 뽑힌 김종규의 영입으로 엘지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전체 1순위로 뽑힌 김종규는 “대학농구도 뒤집었었다. 프로농구도 한번 뒤집어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대표팀, 대학리그, 프로-아마 최강전 등에 연이어 출전하느라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그는 “주어진 시간에 열심히 몸을 만들어 프로 데뷔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결혼 뒤 7년 만에 낳은 귀한 아들이라던 김종규의 엄마는 아들이 전체 1순위로 호명되자 눈물을 흘렸다.
‘제2의 허재’로 불리는 경희대 김민구는 허재 감독이 이끄는 케이씨씨(KCC) 품에 안겼다. 191㎝의 장신 가드로 득점, 튄공잡기, 도움주기, 외곽슛 등 모두 뛰어나다.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돼 전천후 활약이 예고되는 김민구는 “프로가서도 잘해 제2의 허재를 넘어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 웨이트를 늘리고 수비를 보완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겠다”고 각오했다. 허재 감독은 “김민구의 가세로 선수 기용폭이 넓어졌다. 가드치고 큰 키에 스피드를 갖춰 전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부는 “1·2순위 못잖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3순위 경희대 가드 두경민을 선택했고, 추첨확률 1.5%의 운을 뚫고 4순위 선택권을 갖게 된 삼성은 고려대 가드 박재현을 뽑았다. 김민구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준비해왔던 케이티(KT)는 한양대 가드 이재도를, 오리온스는 건국대 가드 한호빈, 케이지시(KGC)인삼공사는 중앙대 포워드 전성현, 전자랜드는 성균관대 가드 임준수, 모비스는 연세대 전준범과 경희대 김영현을 1라운드 1순위로 선택했다.
5월 귀화혼혈선수 박승리를 영입해 1라운드 지명권을 소진한 에스케이(SK)는 2라운드 20순위로 2013 대학리그 득점왕인 단국대 가드 신재호를 뽑았다. 전체 39명 중 22명이 1군 드래프트에 지명됐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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