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FC서울 감독(흰색 셔츠)이 에스테글랄과의 경기 전반 첫 골을 넣은 하대성을 껴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 테헤란/사진공동취재단
에스테글랄과 비겨 AFC챔스 결승행
맞불작전 성공…광저우와 우승 다퉈
맞불작전 성공…광저우와 우승 다퉈
역시 최선의 방어는 적극적인 공격이었다. 1차전(2-0) 우세를 바탕으로 원정을 떠난 FC서울은 비기기만 해도 결승행 티켓을 쥘 수 있었다. ‘안정적’ 경기 운영이 예상됐다. 더군다나 2차전이 열린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의 관중 수용 인원은 10만명.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서울의 전반 진행은 다득점 전략을 펼쳤던 1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8만 관중을 등에 업고 압승을 노렸던 에스테글랄은 서울의 역공에 움찔했다. 서울이 거머쥔 창단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티켓은 맞불 전략의 승리였다.
FC서울은 3일(한국시각)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주장 하대성의 선제골과 수비수 김진규의 페널티골에 힘입어 에스테글랄과 2-2로 비겨 1·2차전 합계 4-2로 결승에 진출했다. 서울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26일(서울)과 내달 11일(광저우) 결승전을 벌인다.
다득점이 필요했던 에스테글랄은 전반부터 총공세를 펼쳤으나 첫 골은 서울이 터뜨렸다. 전반 37분 얻은 코너킥을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자 이를 가로챈 하대성이 아크 정면에서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왼쪽 측면 공격수 에스쿠데로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태유를 내보냈다. 잠그기 의도였으나 이는 오히려 에스테글랄의 공격에 시달리는 빌미가 됐다. 후반 5분과 30분 연속골을 허용해 쫓기던 서울은 다행히 후반 40분 차두리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김진규가 마무리해 에스테글랄의 추격을 따돌렸다.
최 감독은 경기 뒤 “후반전에는 상대의 강공 분위기에 휩쓸릴 뻔했다. (후반 23분) 부상당한 한태유 대신 윤일록을 투입해 다시 공격적으로 나간 게 효과를 봤다”며 “챔피언스리그 결승 상대인 광저우의 외국인 선수들을 잘 봉쇄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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