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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큰 무대는 달랐다…악몽의 날

등록 2013-10-07 20:27수정 2013-10-07 21:32

류현진, 한국인 첫 PS 선발 나서
애틀랜타전 3이닝 4실점 뒤 강판
긴장한 탓 실책성 수비도 2개나
“해서는 안 될 플레이 다 보여줘”
다저스, 타선 폭발로 이겨 2승1패
“올림픽 때보다 더 떨리더라.”

류현진(26·다저스)도 결국 메이저리그 신인이었다. 올 시즌 서른번이나 마운드에 올랐지만 포스트시즌이 주는 중압감은 어쩔 수 없었다. 애틀랜타의 타자들은 웬만한 유인구에는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던진 공은 커트당하기 일쑤였다. 긴장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류현진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승제) 3차전에서 3이닝 동안 6피안타 4실점한 뒤 대타와 교체됐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뒤 3이닝 이하 투구를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타선이 폭발한 다저스가 13-6으로 대승을 거둬 류현진의 조기 강판은 더욱 아쉬웠다.

극도의 긴장과 부담감은 강심장 류현진도 어쩔 수 없었다. 류현진은 1회초부터 2사 이후 안타와 볼넷 등으로 2점을 내줬다. 2회말 터진 칼 크로퍼드의 역전 3점홈런으로 4-2로 앞선 3회초 마운드에 올랐지만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제구력 난조를 불렀다. 상대 2·3번 타자에게 연속 안타, 4번 타자 에번 개티스와는 11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맞았다. 세 타자 모두에게 유인구 대신 빠른 공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다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5번 타자 포수 브라이언 매켄의 잘 맞은 땅볼 타구는 1루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병살타 기회였지만 1루 베이스로 뛰어들어간 류현진이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못하면서 1실점 뒤 1사 1·3루 위기는 계속됐다. 국내에서 활약하던 시절엔 쉽게 볼 수 없던 실수였다.

실수는 또다른 실수를 불렀다. 다음 타자 크리스 존슨의 땅볼을 잡은 류현진은 홈 승부를 선택했다. 태그아웃 상황이라 3루 주자를 잡기엔 무리였다. 결국 4-4 동점을 허용했고, 다음 타자를 병살로 잡아냈지만 거기까지였다. 류현진은 경기 직후 “너무 긴장한 나머지 해서는 안 될 플레이를 다 보여줬다. 베이스 커버 실수는 서두르다 나왔고 홈 송구는 생각 없는 플레이였다”고 자책했다.

다저스는 3회말 핸리 라미레스의 2루타와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적시타 등을 묶어 2점을 뽑아내 다시 6-4로 앞섰지만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6-4로 앞선 3회말 2사 1·2루 기회가 이어지자 류현진 타석에서 마이클 영을 대타로 내보냈다. 다저스 타선은 4회말에도 라미레스의 3루타, 후안 우리베의 2점홈런 등을 앞세워 4점을 더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류현진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오른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가 3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선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16명의 타자를 맞아 6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커브나 슬라이더 같은 ‘브레이킹 볼’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아 삼진을 하나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강판 직후 “류현진이 초반에 던진 슬라이더가 좋지 않았고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류현진의 부진과 ‘건강 이상설’을 연관시켰다. 메이저리그 공식 누리집인 ‘엠엘비닷컴’(MLB.com)은 “이틀 전 류현진이 불펜 피칭을 할 때 다저스 의료진이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만약 류현진의 상태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면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를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 포함시켰겠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오늘 류현진의 빠른 공 구속이 93마일(150㎞)까지 나왔다. 아주 정상이며 전혀 아픈 데는 없다.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하면 류현진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피츠버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를 5-3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 나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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