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노경은(10승10패·3.84)
오늘 준PO 3차전…두산의 ‘반전 열쇠’는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이 벼랑 끝에 몰렸다. 김진욱 두산 감독의 말처럼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은 “스스로 무너진” 경기였다. 중심 타선의 침묵과 부실한 뒷문, 그로 인한 선수들의 성급한 주루 플레이 등이 겹쳐 넥센에 2승을 헌납했다. 두산은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안방 1·2차전을 내준 뒤 내리 3승을 거둬 플레이오프에 나간 적이 있다. 좋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 발야구만으론 안 된다불안한 마무리에 대한 부담은 두산 벤치나 선수 모두를 성급하게 만들었다. 2차전 1회초 이종욱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두산은 1차전 4타수 4안타를 친 정수빈에게 보내기번트 작전을 지시했다. ‘확실한 1점’을 먼저 뽑자는 전략이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의욕만 앞선 ‘발야구’는 독이 됐다. 2차전 7회초 정수빈은 기습번트를 댄 뒤 상대 투수의 악송구 때 2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됐고, 10회초 오재원도 상대 악송구 때 2루까지 욕심내다 횡사했다.
침묵하고 있는 중심 타선도 골칫거리다. 3번 민병헌-4번 김현수-5번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2경기 기록은 20타수 2안타 타율 1할에 타점이 없다. 김진욱 감독은 김현수를 3번으로 올리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타순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4번 타자 후보인 최준석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0.212)이 낮고, 역시 4번 후보인 오재일은 포스트시즌 경험(2경기 5타수 무안타)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 반격의 열쇠, 노경은 11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 선발투수는 넥센 오재영(4승·평균자책 2.40), 두산 노경은(사진·10승10패·3.84)이 예고됐다. 오재영은 시즌 중반 이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180⅓이닝을 던지며 25경기에 나가 18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노경은 쪽에 무게가 실린다. 손혁 <엠비시(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불펜이 약한 두산으로선 선발 노경은이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상대 선발 오재영을 빨리 공략해 분위기를 가져와야 승산이 있다”고 예상했다.
잠실은 목동과 달리 외야가 넓은 천연잔디구장이다. 수비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외야에 정수빈-이종욱-민병헌이 버틴 두산이 ‘잠실 가서 보자’고 벼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산이 3차전만 가져온다면 ‘대반격’이 불가능하지 않다. 안경현 <에스비에스(SBS) 이에스피엔> 해설위원은 “4차전엔 다시 1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나올 수 있다. 3차전을 잡고 상승세를 탄다면 3연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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