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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말들 두달 연습에 현란 ‘군무’ 이야기 있는 ‘말들의 향연’

등록 2013-10-24 21:02수정 2013-10-25 11:24

국내 첫 ‘말 갈라쇼’ 27일 공연
소녀와 백마를 탄 기사가 마주 선다. 이별을 앞둔 듯 표정이 슬프다. 음악이 흐르자 기사는 소녀를 위한 마지막 춤을 춘다. 한편의 멜로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이 장면에서 허를 찌르는 건, 주인공이 기사가 아닌 백마라는 것. 한국에서 처음으로 말이 주인공인 ‘말 갈라쇼’가 27일 저녁 6시 서울경마장 특설공연장에서 열린다. 피겨, 리듬체조에서 갈라쇼를 한 적은 있지만, 승마는 처음이다. 23일 연습 현장에서 만난 주최 쪽인 박종배 한국마사회 홍보담당자는 “말 갈라쇼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데 유럽 등에서는 뮤지컬, 오페라 수준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서커스 위주의 외국과 달리 한국판 ‘말 갈라쇼’는 뮤지컬처럼 스토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소녀와 말 페가수스의 교감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승마 기술을 접목한다. 평범한 말 페가수스가 서커스단에서 스타마로 성장하는 도입부에서는 장애물 비월을, 전쟁터에서 두 눈을 잃는 중반부는 공람마술, 소녀를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말의 다양한 스텝부터 개인기 등을 소개하는 식이다.

총감독이자 페가수스를 타고 나오는 전재식 코치는 “유럽처럼 현란하고 어려운 동작이 아니라 누구나 연습하면 따라 할 수 있을 것처럼 쉽고 친근하게 구성한 게 포인트”라고 말했다. 승마로 연출이 어려운 내용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샌드아트로 설명한다. 탤런트 홍요섭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사회자로 나온다.

최초의 갈라쇼치고는 말들이 평범하다 싶더니, 쇼 전문이 아니라 강습용 말이라고 한다. 박종배 홍보담당자는 “갈라쇼 내용처럼 평범한 말들이 훈련으로 최고의 쇼를 선보이게 된 노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4년은 해야 설 수 있다는 전문쇼를 일반 말들이 두달 만에 해낸 건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주인공 페가수스를 연기하는 ‘클래식 걸’도 평범했던 말이 2년여의 훈련 끝에 몸값 4억원을 호가하는 베테랑 말로 거듭났다고 한다. 2004 아테나올림픽 개인 14위 손봉각 등 내노라하는 국가대표 6명이 기수로 참가해 조련했다. 독일에서 말을 소개하는 쇼를 해본 적이 있는 송상욱 선수는 “개인 대회에 출전하는 틈틈이 연습해야 해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면서도 “일반인들이 승마를 가깝게 느꼈으면 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송상욱 선수는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연극처럼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연기는 말이 해도, 사인은 기수가 줘야 한다. 아무리 국가대표라도 음악에 맞춰 말이 움직여야 할 정확한 순간에 사인을 주는 건 힘들다. 큰 무대가 처음인 말들도 당황한다. 연습 내내 가만있지 못하고 움직이기 일쑤다. 덩치도 작고 겁이 많은 로디가 가장 문제아. 전재식 코치는 “처음에는 로디를 뺄까 고민했는데 그것도 하나의 재미일 것 같다”며 웃었다. 박재호 한국마사회 선수단 감독은 “승마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매년 이런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말 갈라쇼 700석(입장료 1만5000원)은 이틀 만에 매진됐다. 수익금은 전액 복지단체에 기부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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