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회서 중국·인도에 2연승
“중국을 이겨 자신감이 생겼다.” 잘 안 웃는 위성우(42·우리은행) 감독의 입이 귀에 걸렸다. 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이 27일 시작한 타이 방콕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여자농구대회 1그룹 예선전에서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팀은 27일 1차전에서 중국을 72-70으로 누른 데 이어, 28일 2차전에서는 인도(세계 40위)를 109-62로 대파했다. 한국이 중국을 꺾은 것은 2011년 같은 대회 예선전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중국(8위)은 우승후보로 한국(11위)보다 국제순위에서 앞선다.
대회 전 위 감독은 하은주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높이나 기량 면에서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깡으로 맞서야 한다”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정신력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은 돌아가며 역할을 해줬다. 인도전에서는 박혜진(26점), 김단비(25점)가 공격을 주도했다. 팀 3점슛도 14개나 쏘아올렸다. 중국전에서는 김정은(19득점)과 곽주영(13점) 등이 잘 싸웠다.
중국전은 종이 울리는 순간 공이 들어가는 버저비터 승리여서 더 짜릿했다. 한국은 4쿼터 종료 7분을 남기고 62-53, 9점 차까지 앞서갔다.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종료 16초 전에는 70-70 동점을 허용했지만 곽주영이 종료 버저와 동시에 던진 중거리슛이 림을 통과하며 짜릿한 2점 차 승리를 따냈다. 곽주영은 “벤치에서 시간 없다는 소리를 듣고 과감히 던졌다”며 기뻐했다. 곽주영의 버저비터 장면은 국제농구연맹 공식 누리집 메인화면을 장식했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정상 탈환의 기대감도 커졌다. 한국은 일본(29일), 카자흐스탄(30일), 대만(31일)과 연일 경기한다. 아시아 상위팀들로 구성된 1그룹 예선에서 1위를 하면 1그룹 4위와 4강전을 벌인다. 상위 3개 나라가 2014년 터키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 세계대회 출전권을 얻는다. 위 감독은 “우승”을 재차 다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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