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스위스와 평가전
주장 맡은 이청용 “역할 안다”
손흥민·김보경과 맹활약 기대
주장 맡은 이청용 “역할 안다”
손흥민·김보경과 맹활약 기대
이청용(25·볼턴)의 어깨가 무겁다. 15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주장을 맡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스위스, 러시아전(19일·두바이)에서 시험할 ‘최전방 김신욱(울산)’ 카드의 성공 여부는 사실상 손흥민-김보경(이근호)-이청용으로 이어지는 2선 공격 라인의 활약에 달려 있다. 손흥민과 김보경이 상대적으로 대표팀 경험이 적은 만큼 이들과 발을 맞춰 골을 만들어가면서 현장 지휘반장 역할까지 떠맡게 됐다.
첫 대표팀 주장을 맡은 이청용은 14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는 “처음으로 A대표팀 주장이 됐다.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장으로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하대성(서울), 곽태휘(알샤밥),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에게 주장을 맡겼으나 이번 평가전에 구자철이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이청용에게 주장을 맡겼다.
이청용은 정성룡(56경기)·이근호(56경기)·기성용(53경기)에 이어 현 대표팀에서 네번째로 많은 50번의 A매치를 경험했다. 이청용은 “우린 굉장히 어린 팀이고 발전해 가는 과정에 있다. 비록 어리지만 다른 팀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청용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말리전 때와 같은 득점 과정을 이번에도 봤으면 한다”며 수비가 강한 스위스를 상대로 욕심을 드러냈다. 이청용은 지난달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렸던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역전골과 쐐기골을 도우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의 두번째 골은 감각적인 전방 침투 패스에서 나왔고, 김보경의 세번째 골은 이청용만이 가능한 개인기를 통해 만들어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에서 E조 1위(7승3무)로 본선에 나간 스위스는 10경기 동안 6점만을 내줄 정도로 수비가 강하다. 한국과 조별예선에서 만났던(0-2 한국 패)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져 16강에서 탈락할 때까지 한점도 내주지 않았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3경기 1실점에 그쳤다. ‘제로톱’에서 원톱으로 최전방 공격 시스템을 시험중인 한국 대표팀으로선 강한 ‘스파링 파트너’를 만난 셈이다.
홍 감독은 “스위스는 수비가 빈틈이 없을 정도로 아주 탄탄한 팀이라 득점이 쉽지 않겠지만 원활한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나오고 기회를 만드는 과정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의 역습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 수비진에게 아주 좋은 실전 상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세트플레이에 의한 실점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실점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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