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발생 시점부터 다시 경기하자”… KBL “검토하겠다”
프로농구 오리온스가 오심이 나왔던 20일 에스케이(SK)전에 대해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 재경기를 요청했다. 오리온스는 22일 보도자료를 내어 “20일 에스케이(SK)와의 경기 중 마지막 4쿼터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생긴 결과를 심사숙고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심이 발생한 시점부터 재경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재경기만이 농구 팬에 대한 도리이고, 열심히 뛴 선수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재경기의 구체적인 방법과 시간, 장소는 케이비엘에 일임한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스는 20일 6점 차로 앞서 가던 4쿼터 막판 나온 두 차례 석연찮은 판정 이후 흔들리며 69-78로 역전패했다. 심판위원회장이 다음날 이례적으로 오심을 인정했다.
오리온스는 22일 오전 케이비엘에 공문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대회운영요강을 보면 ‘천재지변, 정전, 화재 등 불가항력에 의하여 경기 개최가 불가능하거나 중지되었을 경우에는 총재의 결정에 따라 재개최 및 재경기를 실시한다’고 돼 있다. 오심으로 인한 재경기는 규정에 없다. 2009년 10월 에스케이가 케이비엘에 제소한 적은 있지만 재경기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당시 종료 12.7초를 남기고 1점 차로 지던 에스케이는 삼성 이정석의 반칙으로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얻어야 했지만 심판이 규칙을 잘못 적용해 자유투 2개만 얻었다. 한 농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심판이 규정을 잘못 적용한 것 또한 심판 판정의 하나라고 봐야 한다며 재경기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오심으로 재경기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농구 출범 뒤 케이비엘이 재경기를 결정한 경우는 딱 한 번(2002~2003 챔피언결정전 5차전 동양(현 오리온스)-티지(TG·현 동부)전) 있었지만 4쿼터 막판 경기 시간이 15초 멈춰있었던 사실이 종료 뒤 밝혀진 데 따른 판단이었다. 당시 경기에서 진 동양이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실제 재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케이비엘 쪽은 “검토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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