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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랭킹 1위 꺾고 ‘소년 신궁’이 떴다

등록 2013-12-03 19:41수정 2013-12-03 23:18

이우석(16·인천 선인고)
이우석(16·인천 선인고)
양궁 기대주 선인고 1학년 이우석 선수
전국체전에서 세계대회 1위 제치고 금
“과녁에 화살 꽂힐 때 쾌감 느껴져요”
“시원하게 쏘는 스타일로 세계에서 제일 좋은 자세다.”

올해 남자 양궁계의 ‘소년 신궁’ 이우석(16·사진·인천 선인고)은 폼에 죽고 폼에 산다. 김현민 코치는 “최고의 자세”라고 했다. 흔들리지 않는 자세는 백발백중의 시작. 이우석은 10월 전국체전 5관왕에 오르면서 무서운 신예로 떴다. 당시 개인전 결승에서 터키 안탈리아 세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승윤(강원체고 3)과 만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현민 코치는 “활을 쥔 팔과 시위를 당기는 팔의 힘이 똑같아야 하는데, 이우석은 정확히 50 대 50으로 균형을 유지한다. 그래야만 몸이 흔들리지 않고 정확히 조준한 자리에 화살을 꽂을 수 있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부에 들어간 이우석은 6학년 때 이미 소년체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면서 재능을 보였다. 차분한 성격 때문인지 다른 데 눈 돌리지 않고 힘들게 연습을 한다. 그의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 마지막 마디는 늘 안쪽이 부풀어 올라 있다. 활시위를 당길 때 힘을 많이 받는 손가락이다. 사춘기 소년에게 흉하게 보일 수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2일 선인고 양궁부 연습장 사대에 선 이우석은 입학 뒤 4㎝나 더 자라 174㎝이고, 체중은 65㎏으로 호리호리한 편이다. 그는 “눈을 감고 어떤 자세로 어떻게 쏠지를 상상한 뒤 경기를 하면 잘 맞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강조한 신궁의 비법은 따로 있다. 그는 “고된 훈련이 끝나도 쉬지 않고 일기를 쓴다. 그날 있었던 훈련과 부족했던 부분을 기록한다. 어떤 자세로 어떻게 쐈고 마음가짐은 어땠는지 기록하면서 단점을 보완한다”고 했다.

이우석은 내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올해 국가대표 선발 4차전까지 1위에 올랐다. 이제 16명이 겨루는 최종 선발전만 남겨두고 있다. 팀의 형들은 그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신경을 건드리기도 한다. “사대에 서면 옆에서 겨루는 선배들이 ‘자세가 달라졌네’라며 집중력을 분산시키려고 해요. 그래도 마음을 다잡으며 쏘면서 더 집중을 해요.”

“코치님이 쉬라고 하면 가장 기분이 좋다”는 그는 영락없는 소년이다. 여느 고등학생처럼 친구들과 축구나 게임을 하며 쉴 때 가장 편하다. 그러나 활시위를 한순간도 잊은 적은 없다. “내가 원하는 과녁에 화살이 꽂힐 때 쾌감이 느껴져요. 계속 쏘고 싶은 생각이 들죠. 언젠가는 대선배인 오진혁 선수도 꼭 이길 거예요.”

인천/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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