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이루 소속 호나우지뉴
클럽월드컵 준결승서 패배
승리한 카사블랑카 선수들
몰려오더니 옷·신발 벗겨가
클럽월드컵 준결승서 패배
승리한 카사블랑카 선수들
몰려오더니 옷·신발 벗겨가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지뉴(33·아틀레치쿠 미네이루)가 축구화를 ‘강탈’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준결승이 끝난 뒤 그의 축구화를 전리품처럼 챙겨간 이들은 이날 승리를 거둔 모로코의 라자 카사블랑카 선수들이었다.
카사블랑카는 19일(한국시각)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미네이루를 3-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나고 양쪽 선수들이 인사를 나눌 때 카사블랑카 선수들이 호나우지뉴에게 몰려들었다. ‘외계인’을 만난 기쁨에 그를 끌어안기도 하고 얼굴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다 두 선수가 호나우지뉴의 양쪽 신발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소중한 기념품을 챙긴 카사블랑카 선수들은 마치 골 세리머니를 하듯 축구화 하나씩을 들고 운동장을 뛰었다. 팀의 패배로 유쾌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호나우지뉴는 시종일관 웃으면서 상대 선수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18분 위력적인 프리킥골을 터뜨렸다.
화려한 드리블과 프리킥 능력으로 ‘외계인’이라 불렸던 호나우지뉴는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AC밀란(이탈리아), 플라멩구(브라질)를 거쳐 지난해 6월 미네이루에 입단했다. 호나우지뉴는 내년 브라질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나 기량이 예전만 못해 대표팀 발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호나우지뉴의 골에도 불구하고 미네이루는 후반 종료 직전 두 골을 연이어 허용하며 미네이루에 1-3으로 졌다. 남미 대표를 꺾은 카사블랑카는 22일 유럽 대표인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결승전을 벌인다. 올해로 10회째인 클럽월드컵에서 아프리카 대표가 결승에 오른 것은 2010년 대회에 이어 두번째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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