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문성민이 1일 프로배구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현대캐피탈과 접전끝 2-3 패배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 공백 여전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 공백 여전
“마땅한 대안이 없어 죽을 맛입니다.”
세터 얘기를 꺼내자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이 초탈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마음고생이 심한데 딱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직전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대한항공의 1일 현재 순위는 4위. ‘일등 기장’이 빠진 탓에 고공비행을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5위 엘아이지(LIG)손해보험과 엎뒤락뒤치락하는 중이다.
현대캐피탈과 맞붙은 새해 첫날도 입대한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빈자리가 커 보이는 날이었다. 김 감독이 선발로 내보낸 세터는 황동일(194㎝)이었다. 백업세터 백광언(188㎝)보다 키가 커 블로킹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동일은 ‘본업’인 토스에서 공격수들과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결국 1세트 중에 백광언으로 교체됐다.
아쉽기는 백광언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대한항공의 수비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리베로 최부식이 15개, 마이클 산체스가 12개의 디그(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수비)를 올리며 선전했다. 여러 차례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기회를 만들었지만 세터 백광언의 토스가 들쭉날쭉했다. 네트에서 너무 멀거나 높게 띄워 공을 때리는 위치와 순간을 잡기 어려웠다. 1-1로 맞선 3세트 막판 24-23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마이클과 손발이 맞지 않아 듀스를 허용했고 결국 세트를 내준 순간이 뼈아팠다.
김종민 감독은 경기 뒤 “오늘 정도의 수비를 했으면 3-1로 이겨야 하는데 결국 자멸한 꼴이다. 세터들이 마이클에게 백토스 연습을 많이 하는데 실제 경기에 들어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를 연발한다. 이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공격 성공률 33.82%로 28득점에 머물렀지만 윤봉우(6개), 최민호(2개), 박주형(2개) 등 블로킹 벽을 앞세워 3-2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6연승을 거두고 승점 32가 된 현대캐피탈은 오는 5일 1위 삼성화재(승점 33)와 대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인천/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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