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아가메즈와 문성민, ‘쌍포 체제’를 갖춘 지 3경기 만에 삼성화재를 꺾고 올 시즌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에서 안방팀 삼성화재에 3-1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삼성화재전 2연승이자 최근 7연승을 내달린 현대캐피탈(승점 35)은 삼성화재(승점 33)와 함께 12승4패가 됐지만 승점에서 앞서 1위로 뛰어올랐다.
‘절반의 날개’가 돌아온 현대캐피탈과 그 반대 처지인 삼성화재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부상에서 회복한 문성민이 선발 출전하면서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와 좌우 균형을 맞췄다. 39점을 올린 아가메즈의 공격 점유율은 61.68%에 이르렀지만 9점을 올린 문성민이 틈틈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상대 블로킹 벽을 흔들었다. 센터 최민호(10점)도 속공으로 힘을 보탰다. 전체 블로킹 수에서는 삼성화재(11개)보다 4개가 적었지만 유효블로킹(수비로 연결된 블로킹)은 15개로 상대보다 5개가 많았다.
박철우가 부상으로 빠진 삼성화재는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레오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리베로 이강주와 김강녕이 돌아가면서 수비를 지켰지만 이날 삼성화재의 리시브 성공률은 36.36%에 불과했다. 레오는 그런 가운데서도 양팀 최다인 40점을 뽑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선두로 올라선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1세트 초반 아가메즈의 스파이크서브가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바람에 이길 수 있었다. 대전에서 삼성화재에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선수들이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리베로의 리시브가 불안하니까 다른 선수들의 리시브도 흔들리고 있다. 박철우가 빠진 점보다 리시브가 불안한 바람에 경기를 내줬다. 박철우는 이르면 1월말, 늦으면 2월 중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시즌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옮긴 리베로 여오현은 이날 13개의 정확한 리시브(상대 서브를 세터 반경 1m 내로 연결하는 것)를 기록해 통산 5000개를 돌파(5003개)했다. 1·2위 라이벌이 맞붙은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엔 정원 4200명을 훌쩍 넘긴 5500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대전/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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